CJ오쇼핑은 상품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자체 상표(PB)와 단독 상품을 강화하고 있다. PB로는 2001년 선보인 속옷 브랜드 '피델리아'와 지난해 내놓은 패션 아이템 숍 '셀렙샵' 2개가 있다.

단독 브랜드 상품은 20여종에 이른다. PB와 단독 상품은 유통사가 기획 단계부터 제조사와 함께 협업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지만,PB는 상품의 재고까지 유통사가 책임진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기존 제품과 다른 구성으로 상품을 기획해 제조사에서 일정 물량을 직매입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CJ오쇼핑 관계자는 "직매입의 경우 통상 대량으로 기획하기 때문에 유통업체는 판매단가를 낮추면서 이익률을 개선할 수 있고 제조업체는 많은 수량을 판매할 수 있어 '윈 · 윈'"이라고 설명했다.

CJ오쇼핑은 PB 및 단독 상품을 활성화하기 위해 지난해 새로운 상품 개발에만 집중하는 '상품 소싱 개발센터'를 신설했다. 또 국내에서 기획한 상품을 중국 등 해외에서 판매하거나 해외에서 기획한 상품을 국내에 들여올 수 있도록 중국 상하이에 글로벌 소싱 센터를 뒀다.

◆똑똑한 PB,매출 1등 공신

PB는 고객의 니즈와 소비 패턴에 촉각을 세우고 있는 유통사가 직접 기획과 운영을 맡기 때문에 변화하는 고객의 선호도를 시즌 제품에 반영하고 마케팅에 적극 나설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디자이너 이신우씨와 합작해 화려한 자수 무늬가 돋보이는 피델리아는 론칭 이후 9년째 베스트셀러 순위에서 빠지지 않는 매출 효자 브랜드다.

CJ오쇼핑 관계자는 "출시 후 노후화된 브랜드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새로운 디자이너를 영입하거나 한정 수량만 생산하는 '리미티드 에디션'을 선보이는 등 브랜드 육성에 힘썼다"며 "최근에는 남성 전문 디자이너 송지오씨와 함께 선보인 '피델리아 옴므 by 송지오'로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면서 타깃을 확장했다"고 설명했다.

패션 아이템 숍 셀렙샵은 스타일리스트 정윤기씨와 젊은 디자이너 스티브 J&요니 P,인기 스타들과 손잡고 최신 유행의 고급 패션상품을 선보인다. CJ그룹 계열사인 CJ미디어의 XTM 채널과 함께 해당 연예인이 등장하는 패션무비를 제작해 방송에 활용하는 등 마케팅을 차별화했다.

◆맞춤형 단독 상품도 히트상품 반열에

CJ오쇼핑의 MD들이 상품 기획 단계부터 참여한 '맞춤형' 단독 상품들도 다른 홈쇼핑과 차별화 요인으로 작용해 매출에 기여하고 있다.

지난해 5월 자연주의 살림꾼이자 한복 디자이너로 유명한 이효재씨의 이름을 딴 '효재 침구'는 첫 방송에서 40분 만에 준비 수량 800세트가 매진됐다. 세탁할수록 결이 살아나는 누런색 광목에 동백꽃을 모티브로 자수를 놓았다.

지난해 6월 선보인 '김혜자의 정성찬'은 제주산 생더덕무침,완도산 간장전복 등 탤런트 김혜자가 국내 곳곳을 다니면서 맛본 각 지역의 찬 중 맛있다고 느낀 반찬 5가지를 엄선해 국내산 지역 특산물로 만든 제품이다. 론칭 후 3번 방송 만에 10억6000여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CJ오쇼핑 측은 "건강과 고향을 강조하면서 반찬 상품의 주 타깃인 30~40대 워킹맘뿐 아니라 50~60대 장년층도 꾸준히 구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중견 화장품 기업인 코리아나화장품과 1년여간 기획을 통해 선보인 고급 한방화장품 '오브로',엔프라니와 함께 제작한 색조 화장품 '셉' 등도 CJ오쇼핑을 대표하는 단독 상품이다.

◆직매입 상품,이익 개선에 기여

직매입 상품은 고객이 원하는 구성으로 패키지 상품을 기획해 제조사에 대량으로 주문해 단가를 낮춰 판매하거나,인기상품의 경우 수입 물량을 모두 직매입해 독점적으로 운영하기도 한다. CJ오쇼핑은 최근 직매입 상품 비중을 늘리고 있다.

최근에는 여름 시즌성 상품인 '필립스 제모기'를 직매입했다. 국내 제모기 시장에서 인지도와 선호도가 높은 브랜드 상품인 데다 제모기 2개를 함께 넣은 특별 패키지로 효율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지난해 10월부터는 이불 정리를 위한 압축팩인 '매직슬림백'을 직매입해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시중에서 6만~8만원대에 판매되는 압축 정리팩 패키지를 4만~5만원대로 가격을 낮춘 결과 방송 때마다 3000~3500세트씩 판매되고 있다.

신시열 CJ오쇼핑 상품사업부장은 "통상 독점상품이 히트를 치면 해당 상품을 판매하는 유통사의 다른 상품 매출까지 동반 상승하게 된다"며 "특히 한 홈쇼핑에서 인기 상품이 생기면 경쟁 채널에서 유사 상품을 곧 출시하는 경우가 많아 상품이나 가격에서 확실히 구분되는 단독 브랜드를 키우는 것이 차별화의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강유현 기자 y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