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분야 독일 최대 출연연구소 모임인 헬름홀츠연구회의 위르겐 믈리넥 이사장(59)은 연구 · 개발(R&D) 자금 지원을 개별기관 중심이 아닌 프로젝트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믈리넥 이사장은 15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독일은 10년 전 프로젝트별 펀딩을 골자로 하는 전면 구조조정을 단행해 출연연 간 협력과 경쟁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었고 상당한 시너지와 효율을 달성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또 "과학기술 제도는 일관성과 지속성이 중요한 요소"라며 "제도의 효율성을 확인하려면 최소한 10~15년은 지나야 하는 만큼 제도개혁에 대해선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헬름홀츠연구회는 교육과학기술부 산하 국내 출연연 총괄 모임인 '기초기술연구회'의 모델이며 산하에 16개 연구센터와 2만8000여명의 인력,연간 30여억유로의 예산을 운용하고 있다. 이 연구회는 유럽 방사광가속기(XFEL)프로젝트,강입자가속기(LHC)프로젝트 등 유럽 내 대형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다.

원자물리학 · 실험양자광학 등 분야의 전문가인 믈리넥 이사장은 1979년 독일 하노버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스위스 취리히공대 교수,독일 콘스탄스대학 교수를 거쳐 2000년 독일 훔볼트대학 총장을 지냈다.

믈리넥 이사장은 "KIST와 칼스루에 연구센터,극지연구소와 알프레드베게너 극지연구소 등 한국과 독일이 개별 기관 차원에서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한 적은 있지만 양 연구회 차원에서 큰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한 적은 없다"며 "융합 기술 분야와 원자력 등 분야에서 한국과 협력을 확대할 기회를 갖고 싶다"고 말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