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기업들이 태양광 사업에 경쟁적으로 뛰어들면서 시장에선 벌써 '생존'이 화두로 떠올랐습니다. 우리는 나름대로 생존 방법을 터득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통해 2015년까지 글로벌 톱 10 기업으로 도약할 것입니다. "

홍기준 한화케미칼 사장(61)은 17일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최근 회사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태양광 사업에 대해 이처럼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홍 사장은 지난 9~11일 독일 뮌헨에서 열린 세계 최대 태양광박람회인 '인터 솔라 유럽 2010'에 다녀왔다. 그는 "1500여개 업체가 참가한 전시장을 둘러보며 '생존'에 대해 다시 한번 깊은 생각을 하게 됐다"며 "우리가 터득한 경쟁 방법으로 선전해 가는 모습을 지켜봐 달라"고 주문했다. 태양광 시장에서 '한화 웨이(way)'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하는 대목이다.

홍 사장은 태양광 사업의 규모를 키우기 위해 국내 생산설비 투자 확대는 물론 해외 태양광 업체들의 인수 · 합병(M&A)에 적극 나서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태양광 수직계열화를 위해 폴리실리콘 업체부터 해외 생산거점 마련을 위한 태양전지 생산 업체까지 해외 M&A를 다각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자체 기술로 개발에 성공한 2차전지 양극재 사업을 기반으로 전기자동차용 중 · 대형 2차전지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전략도 상세히 소개했다.

▼1분기 실적이 시장의 기대 이상입니다.

"중국 수요가 호조를 보인 데다 우려했던 중동과 중국의 신 · 증설 효과가 당초 예상과 달리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등 대외 여건이 좋았습니다. 수출 지역 다변화와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 등 자체 경쟁력 확보에 나선 것도 효과가 컸습니다. 지난해 사상 최대 영업이익 달성에 이은 실적 호조는 이런 복합적인 요인들 덕분인 것 같습니다. "

▼하반기 석유화학 시장을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최근 제품가격이 떨어지는 것은 유럽발 재정위기로 인한 원유 나프타 등 원료가격 하락이 시장에 반영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유럽 재정위기가 글로벌 경제위기로 확대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당분간 유가가 보합세를 유지한 뒤 세계 경제 회복세와 함께 다시 상승하면 제품가격도 따라 오를 겁니다. 2분기 이후 중국과 중동의 증설 설비 가동이 많이 예정돼 있지만 과거 사례에 비춰볼 때 프로젝트 지연 및 낮은 가동률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입니다. "

▼요즘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의 신성장사업 확보 경쟁이 치열한데요.

"석유화학산업은 성숙 단계에 진입해 지속적인 사업 확장에 한계가 있습니다.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선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는 사업들을 발굴해 선점해야 합니다. 한화케미칼은 오래전부터 신사업 진출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그동안 축적한 기술과 역량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분야를 찾아왔습니다. 창립 50주년을 맞는 2015년까지 태양광,2차전지 소재,바이오시밀러,탄소나노튜브 등 신사업 부문의 매출 비중을 전체(9조원 목표)의 20% 이상까지 끌어올릴 방침입니다. "

▼신사업 중 태양광 투자 확대가 가장 눈에 띕니다.

"태양광 사업은 그룹 차원에서 육성하고 있는 신성장동력입니다. 태양광 발전의 핵심이 되는 태양전지 사업의 경쟁력을 우선 강화할 계획입니다. 태양전지 생산규모가 커지면 핵심 소재인 폴리실리콘부터 태양전지 모듈까지 관련 사업영역을 확대해 수직계열화를 이룰 것입니다. "

▼인터솔라 전시회 분위기는 어땠습니까.

"최대 태양광 시장인 유럽에서는 최근의 남유럽 재정위기 영향에도 불구하고 태양광 산업에 대한 관심은 여전하더군요. 전 세계 태양광 시장이 지속적인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에 대해 이견을 내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태양전지 분야는 신규 참여업체들의 공격적인 신 · 증설로 당분간 공급물량 증가가 예상되지만,주요 선진국들의 친환경 녹색정책이 가속화하면서 시장 수요가 늘어날 겁니다. "

▼폴리실리콘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해외 M&A를 추진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만.

"2년 전 해외 폴리실리콘 업체 인수작업을 진행했지만 당시 공급과잉으로 인한 제품 가격 하락 전망에 따라 계획을 접은 적이 있습니다. M&A 수단은 여전히 유효하지만,조건이 맞지 않는다면 자체 기술로 독자 진출하는 방안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폴리실리콘 공장 건설에 필요한 4000억~5000억원(연간 5000t 생산 기준)의 투자비용은 충분히 감당할 수 있습니다. "

▼2차전지 소재 사업현황에 대해 설명해주시죠.

"울산에 짓고 있는 연간 600t 생산규모의 2차전지 양극재 공장이 오는 10월 완공됩니다. 현재 국내외 2차전지 제조업체에서 시제품 성능 인증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양극재 이외에 2차전지 4대 핵심소재에 포함되는 음극재와 전해질 생산을 위한 연구개발도 활발하게 진행 중입니다. "

▼2차전지 완제품 사업에 진출할 계획도 있습니까.

"전기차에 들어가는 중 · 대형 2차전지 사업이라면 진출하지 못할 이유가 없습니다. 노트북이나 휴대폰에 탑재되는 소형 2차전지 분야에선 삼성SDI와 LG화학 등이 10년 앞선 기술을 갖고 있지만,중 · 대형 2차전지는 모든 업체들이 같은 출발선상에 있다고 봅니다. 2차전지 핵심소재 생산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장점을 살리면 시장에서 충분한 승산이 있다고 봅니다. "

▼한화케미칼의 미래 비전은 무엇입니까.


"글로벌 케미칼 리더 2015라는 비전을 통해 2015년까지 내수 중심 기업에서 글로벌 기업으로,유화 중심 사업구조에서 다각화된 사업구조를 가진 회사로 탈바꿈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신성장 사업 역량 강화는 물론 해외사업을 확장하는 데 힘쏟을 계획입니다. 중동 인도 브라질 중앙아시아 등에서 사업 기회를 확보하기 위한 시장조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





글=이정호 · 조재희/사진=김영우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