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경제는 앞으로 40~50년간 장기 성장을 계속할 것입니다. "

한국씨티은행이 15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개최한 '브라질 데이' 행사 참석차 방한한 루벤스 리쿠페로 전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 사무총장(73 · 사진)은 "브라질 경제가 지난 1분기에 9%의 성장률을 달성했다"며 "이 같은 성장세는 추세적으로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브라질 정부에서 환경부 장관,재무부 장관 등을 역임하고 1995년부터 국제기구로 옮겨 개발도상국의 이해를 대변하는 UNCTAD 사무총장을 9년간 지냈다.

리쿠페로 전 총장은 브라질의 장기 성장 전망의 근거로 △풍부한 자연자원 △정치 안정 △중산층 확대 등 세 가지를 꼽았다. "원유를 비롯한 자원이 호주보다도 많다"며 "인종이나 종교 갈등이 없고 정치가 상당히 안정돼 있는 것도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1990년대만 해도 전체 인구의 40%에 달했던 빈곤층이 최근 20%까지 줄었다"며 "소비 여력이 높은 중산층이 확대되고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남유럽 재정위기와 관련,리쿠페로 전 총장은 "브라질이 입은 타격은 미미한 수준이어서 오히려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더 큰 상황"이라며 "중앙은행이 최근 두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인상했고 앞으로도 두 차례 정도 더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현재 브라질 기준금리는 연 10.25%며 최근 1년간 물가상승률은 5.26%에 달한다.

또 "한국과 브라질은 1980년 중반 군사정권 종식과 민주화라는 역사적 경험을 공유하고 있는 데다 1997년 외환위기의 아픔도 함께했다"며 "한국 기업과 한국계 이민자들이 브라질 내에서 눈부신 활약을 보여주고 있어 앞으로 양국 간에 협력해야 할 일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