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생두(볶기 이전의 원두) 국제시세가 단기간에 급등했다.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동서식품 한국네슬레 롯데칠성음료 등 원두 사용량이 많은 커피음료 업체는 물론 생두를 직접 볶아 커피를 파는 커피전문점에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15일 커피수입 업계에 따르면 스타벅스 등 커피전문점에서 주로 사용하는 아라비카 7월물 선물 가격은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국제선물거래소에서 파운드당 150.95센트로 장을 마쳐 전날보다 4.1% 상승했다. 이로써 최근 나흘간 상승률만 13%에 달했다. 이는 2008년 7월3일(151.9센트) 이후 가장 높은 가격이다.

인스턴트 커피 제조용으로 많이 쓰이는 로부스타 품종의 가격 상승폭은 더 컸다. 이 커피 7월물은 영국 런던 국제금융선물거래소에서 지난 9일부터 사흘 동안 16%나 올랐다. 14일 종가는 t당 1558달러.

가격이 단기에 급등하자 커피 무역시장은 사실상 패닉 상태에 빠졌다. 브라질 베트남 에티오피아 등의 커피 원산지 수출업체들이 수출 계약을 파기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고 커피 무역상들은 전했다. 커피 수입업체 GSC인터내셔널의 황유진 실장은 "실제 싱가포르 등의 딜러들과 접속해 본 결과 베트남 등 일부 커피 수출상이 계약을 취소했고 국내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지난주 커피원두 가격 급등은 런던에서 시작됐다. 그동안 대부분의 원자재 투자자들이 선물 포지션을 '매도'로 유지했으나,일부 투자자들이 공격적인 '매수'에 나서면서 지난 11일 한때 로부스타 t당 가격이 1580달러에 육박,하향 안정세를 보이던 시장 분위기를 일시에 바꿔놨다.

재고량 감소가 일차적인 명분이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런던 선물계약에 충당할 수 있는 로부스타 커피 재고가 작년 9월보다 40% 줄어든 23만t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