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세균의사소통연구단(단장 황인규)은 자연계의 세균 세포들이 왜,어떻게 집단을 이루고 대화를 나누며 서로의 존재를 인식하고 의사소통 후 어떤 표현적 특징을 나타내는가를 연구한다. 구체적 연구 사항은 세균의 신호전달과 신호인식 메커니즘 분석,세균의 밀도인식이 집단에 미치는 영향 연구,세균의 집단행동을 제어하는 기술 연구 등이다.

연구단은 벼에 세균성알마름병을 유발하는 식물병원성 세균을 모델세균으로 사용한다. 이 세균은 기후조건이 적절하고 세균의 밀도가 일정한 수준에 도달하면 식물세포를 죽이는 독소를 분배해 벼 이삭에 많은 피해를 유발한다. 이 세균은 세포 간 의사소통이 이뤄지지 않으면 배양액이 알카리화되는 생리적 스트레스를 받아 죽게 된다. 연구단은 세균의 의사소통이 세균 세포의 내 · 외부 스트레스 극복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밝히기 위한 연구를 한다. 또한 세균의 의사소통 부재에 따른 배양액 알칼리화는 세균 세포에 소수포(Vesicle)를 생성하는데 이 소수포가 세균 세포 내에 존재하는 단백질 방출과 유전물질의 이동에 어떻게 관여하는지를 연구하는 것이다. 모델세균에서 세균 간 의사소통은 생명을 연장하게 하는데 이를 위해 어떠한 신호물질과 인식작용이 관여하는지도 관찰한다.

이러한 세균의 의사소통과 새로운 집단행동에 관한 기초연구를 통해 세포 간 의사소통을 조절하거나 저해하는 물질을 찾는 것이 연구단의 목표다. 이를 통해 병원세균을 사멸하게 하는 새로운 개념의 항세균제를 개발할 수도 있다. 세균이 어떻게 서로의 존재를 인식하고 개체수를 측정해 한 개체로는 이루지 못하는 행위들을 집단을 이뤄 행동으로 옮기는지를 이해하면 인체나 동식물에 유해한 병원균을 제어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할 수 있다. 또한 자연계에서 인간에게 유익한 세균들은 더욱 더 유리하게 제어할 수도 있다.

황인규 세균의사소통연구단 단장은 "과제가 성공적으로 수행되면 세균의 스트레스 생리학 분야에 새로운 장을 쓸 수 있고 세균 간 의사소통이 단순한 상호인식을 떠나 집단 행위를 결정하는데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를 알게 된다"고 설명했다. 황 단장은 "세균 간 의사소통의 메커니즘을 파악하면 세균 생리학 및 유전학 분야의 근원적 문제에 답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