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15일 열린 KB금융 회장 후보 선출작업은 의외로 싱겁게 끝났다.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세 번째 면접자인 이화언 전 대구은행장에 대한 면접이 끝난 직후인 오후 3시40분 어윤대 국가브랜드위원장을 KB 회장 후보로 선출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면접을 끝낸 어윤대 국가브랜드위원장과 이철휘 자산관리공사 사장에 대한 평가가 끝난 상태여서 빨리 발표할 수 있었다는 게 회추위의 설명이다.

금융계에서는 이에 대해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다. 아무리 점수차가 컸다고 하더라도 세 번째 면접자의 면접이 끝나자마자 내정자를 발표하는 것은 '뭔가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일부에서는 며칠 전부터 나돌았던 '어 위원장 내정설'이 사실임을 반증하는 것이라는 해석도 덧붙였다.

KB금융과 국민은행 내부에선 환영하는 분위기가 강하다. 그동안 외풍에 휘둘려 조직이 제자리를 찾지 못한 만큼 어 내정자 같은 힘있는 사람이 오는 것이 차라리 낫다는 이유에서다.

우리금융과 외환은행등에선 어 내정자가 인수합병(M&A)에서 어떤 행보를 보일지에 주목하고 있다. 어 내정자가 사전에 "우리금융과 합병을 선호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우리금융이 특히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재형/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