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텔레콤이 기존 요금에 비해 50% 이상 낮은 유 · 무선 통합요금제를 전격 발표했다. 휴대폰과 초고속 인터넷,인터넷전화,인터넷TV(IPTV)를 모두 묶어 가족 수에 따라 월 9만~15만원만 내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업계는 스마트폰 경쟁에서 밀리고 있는 '통신 만년 3위' LG텔레콤이 판도를 뒤흔들기 위해 파격적인 승부수를 띄운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KT SK텔레콤 등 경쟁사들도 요금 인하 대열에 속속 합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상철 LG텔레콤 부회장은 15일 서울 남대문로 신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더 이상 빨랫줄(통신망) 갖고 돈 버는 시대는 지났다"며 "다음 달 1일부터 낮은 가격으로 통신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온국민은 요(yo)' 요금제를 판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요금제는 휴대폰과 초고속 인터넷,인터넷전화,IPTV 등을 합쳐 월 9만원(1~2명 가입 가능),12만원(1~3명),15만원(1~5명) 등으로 설정해 놓으면 해당 금액의 최대 두 배까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예를 들어 3인 가족이 12만원짜리 상품에 가입하면 전체 통신 요금이 12만원을 넘더라도 24만원까지는 추가 부담 없이 쓸 수 있다.

LG텔레콤이 공격적인 요금 인하에 나선 것은 이동전화 가입자가 SK텔레콤의 절반 수준(870만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데다 스마트폰 경쟁에서도 밀리고 있다는 위기의식 때문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LG텔레콤은 3세대 이동통신(WCDMA)망이 아닌 2세대 기술인 부호분할다중접속(CDMA) 계열의 리비전A를 쓰고 있어 스마트폰 확보에 애를 먹고 있다.

이 부회장은 "요금 인하 때문에 단기적으로 수익 감소가 불가피하겠지만 경쟁사 가입자들을 끌어모으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18%에 머무르고 있는 이동전화 시장 점유율이 20% 이상으로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LG텔레콤에 맞서 KT도 이날 서둘러 가족들이 갖고 있는 2~5대의 휴대폰을 통합해 요금을 부과하는 '쇼(SHOW) 퉁' 요금제를 내놨다. SK텔레콤도 새로운 요금 상품을 검토 중이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