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호 유엔 주재 북한대사는 15일(현지시간) 유엔본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천안함 사태와 관련해 유엔의 제재 조치가 있을 경우 군사적 대응도 불사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안보리가 북한을 자극하는 조치를 취하질 않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이에 앞서 14일 천안함 사건과 관련해 한국과 북한 양측을 불러 입장을 들은 후 북한 제재 문제에 대한 논의에 착수했다.

박인국 유엔주재 대사 등 한국측 대표단은 안보리의 움직임과 관련해 "(우리 입장을) 충분히 설명했으며,안보리 이사국들도 많이 이해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또한 "북한의 도발행위에 대해 시의적절한 대응을 해 줄 것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북측은 부인으로 일관했다. 박덕훈 유엔주재 북한 차석대사는 "비과학적이고 사실과 맞지 않는 증거를 갖고 우리가 했다고 하면 우리가 어떻게 인정할 수 있겠냐"며 "어방도 없다"고 반박했다. '어방도 없다'는 '어림없다'는 북한 방언이다.

박 차석대사는 "우리가 피해자다"며 "그러니까 우리 조사단이 직접 조사를 해 본 뒤 안보리가 논의하는 것이 순서"라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이 관계없다는 것을 피력하기 위해 한국의 인터넷에서 떠도는 각종 천안함 관련 루머들을 열거하기도 했다.

그는 "큰 배가 두 동강이 났는데 추진체가 하나도 깨져 나간 데 없이 그대로 있을 수 있냐"고 강한 의문을 제기한 뒤,"미국,영국,호주 이런 나라들은 초청하면서 우린 왜 초청하지 않느냐"고 따져 묻기도 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