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투자증권은 16일 건설주에 대해 구조조정을 앞두고 반등하고 있지만, 구조조정 이후에도 강세를 보이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이 증권사 김열매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작년 초 두 차례의 건설사 구조조정 시기에 대형 건설주의 주가가 반등했는데, 이 때와 비슷한 모습이 최근 연출되고 있다"고 전했다.

김 연구원은 그러나 "올해와 작년의 구조조정은 상황이 다르다"면서 추가 상승 가능성에 회의적인 모습을 나타냈다.

그는 "작년 구조조정 시기와 달리 올해는 공공 수주의 증가세가 하락 반전하고 있고, 분양가 상한제 이전에 분양한 고분양가 아파트들의 입주 시기도 본격적으로 도래하고 있어 부담"이라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특히 건설사들이 분양가 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2007년 일시에 인허가를 받은 고분양가 아파트들의 입주 도래에 우려를 나타냈다. 대규모 계약 해지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지는 않지만, 입주 지연 사태가 올해 하반기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봐서다.

그는 "대부분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의 구조가 입주 시점에 만기일이 맞춰져 있는데 대규모 입주 지연이 발생하면 PF 상환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고, 하도급 업체에 공사 대금으로 지급한 어음의 결제가 부담되는 상황에 처할수 있다"고 했다.

여기에 상당 기간 해소되지 않고 있는 미착공 PF도 불안 요인으로 꼽힌다. 김 연구원은 "미착공 PF가 해소되려면 정상적으로 사업을 추진해서 본 PF로 전환하거나 이미 매입한 토지를 매각하고 해당 사업을 청산해야 하는데 이 두 가지 경우 모두 쉽지가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김 연구원은 "국내 상황이 쉽지 않아 건설업종의 성장성은 결국 해외에서 찾아야 한다"고 했다. 해외 수주의 증가분이 국내 수주의 감소분을 상쇄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그는 "최근 유로화의 약세로 유럽 건설사들의 가격 경쟁력이 생긴 것은 사실이나 국내 업체들의 해외 수주 경쟁력에 대해 지나치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엔지니어링 단계에서 실시 설계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기자재 조달(procurement) 단계와 시공(construction) 단계의 원가가 변동될 수 있는데, 국내 건설사들의 엔지니어링 능력은 이미 충분히 원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는 설명이다.

김 연구원은 "건설주가 추가 상승을 하기 위해서는 해외 수주가 뚜렷한 증가세를 보여야 할 것"이라며 해외수주 경쟁력이 있는 현대건설과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 매력이 큰 대림산업을 업종 내 추천주로 꼽았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