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KB금융 ,어윤대 회장 내정은 악재?…"주식 팔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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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지주가 9개월 간 이어져온 회장 공석 상황의 종결에도 불구, 증시에서 약세를 보이고 있다. KB금융지주의 새 회장으로 내정된 어윤대 국가브랜드위원장을 바라보는 시장의 '투심'이 기대감보다는 우려쪽에 기운 모양새다. 특히 어 위원장의 '메가뱅크(초대형은행)' 발언이 불확실성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16일 오전 10시 56분 현재 KB금융지주는 전날보다 1100원(2.15%) 내린 5만100원에 거래되며 이틀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장 초반 반짝 강세를 보이다가 매물이 점증하며 하락폭이 점차 커지는 모습이다.
외국인과 기관이 일제히 KB금융지주의 주식을 팔고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날 현재까지 16만여주, 기관은 8만여주를 순매도 중이다. 전날에는 각각 57만여주와 50만여주씩 팔아치웠다.
수급의 키를 쥐고 있는 외국인과 기관이 KB금융지주 주식을 일제히 내던지는 이유는 어 위원장의 '메가뱅크' 발언 때문으로 보인다. 어 위원장은 전일 회장 내정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우리금융의 매각이 진행될 경우 조건을 보고 인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시장은 사실상 이 발언을 KB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 간 합병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증권가(街)에서는 그간 KB금융지주와 외환은행 간 합병을 최적의 조합이라고 봤다. KB금융지주가 6조원 가량의 현금 동원능력이 있어 외환은행의 지분과 경영권을 별도의 신주 발행 없이 인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주 발행에 따른 주주가치 희석이 없다는 얘기다.
하지만 우리금융지주는 사정이 다르다. 예금보험공사의 우리금융지주 보유지분(56.97%) 절반만 사도 4조원 가량이 소요된다. 시장 상황에 따라 지분 가치와 경영권 프리미엄은 더 올라갈수도 있다. KB금융지주가 가용 현금만 갖고는 M&A를 추진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두 금융 지주사간 합병은 KB금융지주가 정부 측 지분 일부만 산 뒤 신주를 발행, 우리금융지주 주주 주식과 맞바꾸는 게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만약 발행된 신주 만큼 은행의 수익도 늘어나면 주가에 긍정적일수 있지만, 시장에서는 이 부분에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성병수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KB금융지주가 메가뱅크로 갈 경우 비은행 부문의 성장에는 분명 긍정적 효과가 있을 전망이나, 은행의 경우 시너지효과가 생각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며 "불확실성이 더욱 커졌다"고 말했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KB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가 합병할 경우 시장의 집중도가 높아져 오히려 비효율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더구나 어 위원장은 산업은행의 합병까지 염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러한 비효율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 연구원은 또 "은행의 특성상 규모가 반드시 경쟁력을 뜻하지 않는다"면서 "세계적으로 금융위기를 거치는 동안 지나친 대형화에 따른 리스크 감소가 논의되고 있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고 '메가뱅크론'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어 위원장의 KB금융지주 회장 내정은 은행업계 전반의 M&A에도 좋지 않다는 분석이다.
김인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외환은행 입장에서는 강력한 인수자가 사라져 매각 가격 하락과 일정 지연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했다. 또 "그간 우리금융지주와의 M&A 의지를 강력하게 나타냈던 하나금융지주도 부담감이 커졌다"고 했다.
성병수 연구원은 "하반기 은행주 주가에 강력한 모멘텀으로 작용해야 하는 M&A 이슈가 KB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의 합병만으로 마무리 될 가능성도 커졌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
16일 오전 10시 56분 현재 KB금융지주는 전날보다 1100원(2.15%) 내린 5만100원에 거래되며 이틀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장 초반 반짝 강세를 보이다가 매물이 점증하며 하락폭이 점차 커지는 모습이다.
외국인과 기관이 일제히 KB금융지주의 주식을 팔고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날 현재까지 16만여주, 기관은 8만여주를 순매도 중이다. 전날에는 각각 57만여주와 50만여주씩 팔아치웠다.
수급의 키를 쥐고 있는 외국인과 기관이 KB금융지주 주식을 일제히 내던지는 이유는 어 위원장의 '메가뱅크' 발언 때문으로 보인다. 어 위원장은 전일 회장 내정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우리금융의 매각이 진행될 경우 조건을 보고 인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시장은 사실상 이 발언을 KB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 간 합병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증권가(街)에서는 그간 KB금융지주와 외환은행 간 합병을 최적의 조합이라고 봤다. KB금융지주가 6조원 가량의 현금 동원능력이 있어 외환은행의 지분과 경영권을 별도의 신주 발행 없이 인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주 발행에 따른 주주가치 희석이 없다는 얘기다.
하지만 우리금융지주는 사정이 다르다. 예금보험공사의 우리금융지주 보유지분(56.97%) 절반만 사도 4조원 가량이 소요된다. 시장 상황에 따라 지분 가치와 경영권 프리미엄은 더 올라갈수도 있다. KB금융지주가 가용 현금만 갖고는 M&A를 추진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두 금융 지주사간 합병은 KB금융지주가 정부 측 지분 일부만 산 뒤 신주를 발행, 우리금융지주 주주 주식과 맞바꾸는 게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만약 발행된 신주 만큼 은행의 수익도 늘어나면 주가에 긍정적일수 있지만, 시장에서는 이 부분에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성병수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KB금융지주가 메가뱅크로 갈 경우 비은행 부문의 성장에는 분명 긍정적 효과가 있을 전망이나, 은행의 경우 시너지효과가 생각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며 "불확실성이 더욱 커졌다"고 말했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KB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가 합병할 경우 시장의 집중도가 높아져 오히려 비효율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더구나 어 위원장은 산업은행의 합병까지 염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러한 비효율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 연구원은 또 "은행의 특성상 규모가 반드시 경쟁력을 뜻하지 않는다"면서 "세계적으로 금융위기를 거치는 동안 지나친 대형화에 따른 리스크 감소가 논의되고 있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고 '메가뱅크론'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어 위원장의 KB금융지주 회장 내정은 은행업계 전반의 M&A에도 좋지 않다는 분석이다.
김인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외환은행 입장에서는 강력한 인수자가 사라져 매각 가격 하락과 일정 지연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했다. 또 "그간 우리금융지주와의 M&A 의지를 강력하게 나타냈던 하나금융지주도 부담감이 커졌다"고 했다.
성병수 연구원은 "하반기 은행주 주가에 강력한 모멘텀으로 작용해야 하는 M&A 이슈가 KB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의 합병만으로 마무리 될 가능성도 커졌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