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노후생활 위해 재무설계 박람회 상설화해야"
"참석자들이 진지하게 강의를 듣고 1 대 1 상담을 요청해와 깜짝 놀랐습니다. 그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행사였다는 게 만족스럽습니다. 생애재무설계의 중요성을 일깨운 건 물론이고요. "

이관석 신한은행 WM사업부 재테크팀장(48)은 한국경제신문 주최로 지난달 18일부터 이달 9일까지 8개 도시 9개 지역을 돌며 열린 '생애재무설계 전국 순회 박람회'를 이렇게 정리했다. 이 팀장은 제주와 부산 박람회에서 '생애재무설계를 통한 성공전략'이란 주제로 강연했다. 대부분 지역에서 1 대 1 상담에도 임했다. 그를 비롯한 신한은행 전문가들은 박람회가 열린 모든 지역에서 상담에 나서는 열의를 보였다.

이 팀장은 "과거에는 대부분 부동산이나 주식 투자에 관심이 많았는데 이번에는 전반적인 자산관리 흐름을 많이 물어왔다"며 "단기간에 목돈을 벌려고 하는 재테크에서 탈피해 노후까지 염두에 두는 재무설계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특히 "시끌벅적한 재테크 행사에서는 1 대 1 상담이 사실상 불가능했는데 이번 박람회에서는 내실 있는 상담이 이뤄져 재테크 행사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런 만큼 이런 박람회를 상설화해 국민에게 노후 준비 마인드를 정착시킬 수 있도록 했으면 한다"는 게 이 팀장의 바람이다.

그는 "지역당 평균 5명씩 상담했는데 대부분 10억~20억원의 자산을 가진 사람들이었다"며 "이들은 장기적 관점에서 자산을 어떻게 운용할지에 관심이 많았다"고 전했다. 그렇지만 일반인의 전반적인 생애 재무설계에 대한 인식은 아주 낮은 수준이라는 게 이 팀장의 평가다. 점수로 따지면 100점 만점에 20~30점 정도라는 것.그는 "아직도 생애 재무설계를 재테크 정도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며 "펀드 부동산 등 개별 분야에 대한 단편적 지식은 갖고 있지만 종합적인 자산 관리에 대한 인식은 아직 부족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재테크는 펀드나 금 등 특정 상품의 신드롬에 의해 인기 있는 분야에만 쏠리는 경향이 있어 종합적인 재무설계와는 다르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 팀장은 "재무설계를 하려면 먼저 재무 목표를 구체적으로 갖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몇 살까지 살 것으로 생각하는지,노후에 어느 정도 생활 수준으로 살고 싶은지 등에 대한 분명한 목표가 있어야 노후에 매달 얼마나 돈이 필요한지를 계산할 수 있어서다. "그래야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젊을 때부터 체계적인 준비를 할 수 있죠."

본인의 재무설계 점수는 어느 정도냐는 질문에는 "50점 정도"라고 답했다. 이 팀장은 "현재 주택,금융자산에 대출까지 감안하면 총 자산이 4억원 정도"라며 "40대 후반인 지금부터 연봉이 피크니까 앞으로 5~6년 더 일하고 퇴직금 받고 하면 은퇴 때는 집 한 채와 현금자산10억원 정도로 불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50대 후반은 고도성장기를 거쳐 자산가격 상승 등의 혜택을 받아 어느 정도 자산이 있지만 4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이 문제"라며 "현금 2억~3억원에 집 한 채 있는 경우가 일반적이고 별다른 대책도 준비해 놓지 못한 사람이 많다"고 강조했다.

정재형 기자 j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