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겉으로는 정보기술(IT) 강국이라지만 실은 핵심 장비,소프트웨어,소재,부품을 모두 외국에 의존하는 'IT소비강국' 이다. "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이 한국의 IT산업에 대해 '속빈 강정'이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최 장관은 1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KT IT CEO포럼' 초청 강연에서 "한국의 IT산업은 양적으로는 빠르게 성장했지만 속은 부실하기 짝이 없다"며 "장비, 소프트웨어 ,부품, 소재 등에서 IT산업 기반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장관은 "글로벌 IT업체들은 한국 소프트웨어 업체들의 개발 역량을 필리핀 이집트 베네수엘라 등과 동급으로 보고 있다"며 "최하위권이라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또 "글로벌 100대 소프트웨어 업체 가운데 한국 업체는 단 한 곳도 없다"며 "하드웨어 중심의 산업구조를 혁신해야 한다"고 위기감을 내비쳤다.


최 장관은 소프트웨어 경쟁력과 관련, "공공시장 의존도가 심하고 대기업 계열사들의 내부거래도 50% 이상에 달해 소프트웨어 산업구조가 상당히 낙후됐다"고 진단했다. 또 "반도체 디스플레이 완제품은 세계 1등이지만 부품과 장비는 절반 이상이 일본 등 외국산"이라며 "휴대폰도 핵심부품은 모두 퀄컴 등 외국 업체에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 장관은 "IT산업은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한 변곡점에 와있다"며 "새롭게 등장하는 IT제품과 서비스에 못 따라가는 규제를 완전히 뜯어고치겠다"고 밝혔다. 자동차 조선 등 각 분야에서 IT융합 기술 적용을 확대하기 위한 'IT산업 발전전략'을 7월 중 수립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팹리스 육성 및 파운드리 투자 확대를 위한 '반도체산업 육성전략'도 다음 달 중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귀동 기자 claymo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