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지수 편입 여부 결정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올해 편입 가능성은 절반 이하인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16일 "MSCI 측이 재분류 정보의 전 세계 동시 전달이 중요하다는 이유로 우리 정부에 알려주지 않고 있어 결과를 알 수 없다"면서도 "지금까지 진행 과정이나 MSCI 측 반응에 비춰볼 때 올해 선진지수 편입 가능성은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MSCI는 오는 22일 오전 6시께 연례 시장 분류 결과를 홈페이지 등을 통해 전 세계에 동시 발표하겠다고 공표한 상황이다. 지난해 선진지수 가입에 한번 실패한 한국은 올해도 대만과 함께 선진시장 편입 후보에 올라 있다.

이 관계자는 "MSCI 측의 요구가 2년 전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와의 협상과 비교할 때 지나치다고 판단해 거의 수용하지 못했고,요청해 온 외국투자자 대상 해외 국가설명회(IR)도 별로 필요성을 못 느껴 일정을 취소했다"며 "올해 편입 가능성은 절반 이하로 본다"고 말했다.

한국거래소 고위 관계자도 "당초 반반 정도로 생각했던 편입 가능성이 발표 시점이 다가올수록 점차 낮아지는 분위기"라며 "굳이 확률로 보자면 20~30% 선"이라고 관측했다.

협상 과정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올 들어서 MSCI 선진지수 가입을 위한 활동을 모두 중단했다"며 "MSCI 측의 무리한 요구를 들어주면서까지 서둘러 가입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을 오래 전에 내렸다"고 전했다.

그는 "MSCI 측이 글로벌 증시에서 높아진 한국의 위상과 투자 편의를 위해 한국의 선진지수 편입을 바라는 외국 기관투자가들의 요구를 감안해 전격 편입시킬 가능성은 남아 있다"면서도 "성과가 하나도 없는 상황에서 이 같은 결정을 내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최근 불안한 움직임을 보인 외환시장 상황도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MSCI 가입으로 외국인 투자가 늘어 달러가 일시에 대량 유입되면 환율 관리가 더 어려워진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금융위 관계자도 "최종 결정은 전적으로 MSCI의 몫이지만 우리 증시가 선진지수 가입에 목을 맬 정도로 취약하진 않기 때문에 설령 탈락하더라도 별 충격은 없을 것"이라며 "환율 급등락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만큼 올해는 가입하지 않는 게 금융시장 전체로 볼 때 더 좋은 결과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만약 이번에도 탈락할 경우 내년 가입을 목표로 잡고,MSCI의 요구사항 중에서 수용 가능한 부분을 찾아본 뒤 개선책을 검토할 계획이다.

백광엽/조진형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