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오전 8시.서울 구로동의 한 공원에 청바지,흰 티셔츠 차림을 한 250여명이 모여들더니 일제히 음악에 맞춰 똑같은 동작의 율동을 반복했다. 주변 행인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이들의 정체는 생활용품업체인 애경 직원들.애경이 월요일 아침부터 이런 진풍경을 1시간가량 연출한 이유는 지난달 출시한 국내 최초 겔 타입 친환경 세제 '리큐'를 띄우기 위해서다.
애경이 최근 사내 마케팅에 관심을 쏟고 있다. 첫 번째 대상은 '스마트 그린'이란 친환경 경영을 선언하면서 지난 3년간 연구개발 끝에 야심차게 내놓은 '리큐'다. 세제 사용량을 반으로 줄여주는 신개념 세탁세제로 마케팅팀은 출시되자마자 직원들 책상을 찾아다니며 제품과 함께 리큐마크가 새겨진 티셔츠를 제공했다.
이번 행사를 기획한 이석주 마케팅부문장(상무)은 "신제품이 성공하려면 소비자에게 알리기 전에 내부고객인 직원들부터 제품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며 "사내에서부터 이 같은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리큐 송'과 '리큐 댄스'를 만들어 직원들과 함께 한 주를 시작하도록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아무리 좋은 제품이라도 직원들이 감동하지 않으면 소비자까지 이어질 수 없다는 얘기다.
고광현 애경 사장(53)도 예외는 아니다. 직원들과 함께 같은 리듬이 반복되는 리큐 송을 흥얼거리며 열심히 동작을 따라한다. 직원들 사이에서도 제품에 대한 자신감과 성공 의지를 북돋울 수 있는 자리로 평가받고 있다. 이 상무는 "직원들이 소비자와 함께 하는 추가 이벤트를 기획하고 있다"며 "친환경 소비 코드와 이 같은 사내 마케팅을 통해 '리큐'를 앞세워 현재 LG생활건강이 차지하고 있는 세탁세제 시장 1위 자리를 탈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