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날두·카카·드로그바…월드컵 출전선수 60%는 해외파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 '해외파' 선수들의 활약이 눈부시다. 그리스전에서 선제골과 쐐기골을 넣은 이정수와 박지성 등 '큰 물'에서 노는 대어들이 그라운드를 휘젓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유럽 무대에서 뛰고 있는 스타다. 특히 아프리카와 남미 팀의 해외파 비중이 높다.

이번 남아공월드컵에 출전한 선수는 모두 736명.H조까지 각조 4팀씩 32개팀에서 팀당 23명의 엔트리 멤버를 출전시켰다. 이 중 해외 클럽에서 활동하고 있는 선수는 메시(아르헨티나),호날두(포르투갈),카카(브라질),드로그바(코트디부아르) 등 모두 441명으로 파악됐다. 출전 선수의 절반이 넘는 59.9%가 해외파인 셈이다.

해외파가 가장 많은 나라는 한국과 같은 B조에 속한 나이지리아.엔트리 멤버 전원인 23명이 해외 클럽팀에서 뛰고 있다. G조의 코트디부아르와 E조의 카메룬은 23명 중 22명이 해외에서 활동하는 선수다. A조의 우루과이와 C조의 슬로베니아,D조의 세르비아,F조의 슬로바키아도 각각 21명이 해외파로 팀별 출전선수의 90%가 넘었다.

그러나 C조의 잉글랜드,D조의 독일,F조의 이탈리아 등 유럽 대륙의 전통 강호들은 단 한 명의 해외파도 없이 국내 클럽에서 뛰는 선수만으로 팀을 꾸렸다. H조의 스페인 역시 3명만이 영국에서 활동하고 있다.


특이하게도 G조의 브라질은 영원한 우승후보 1순위로 꼽히는 강호임에도 불구하고 출전선수 20명이 유럽 각국의 클럽팀 소속인 것으로 확인됐다. 브라질과 함께 남미 축구를 이끌고 있는 B조의 아르헨티나,F조의 파라과이도 각각 17명,19명이 유럽에서 선수생활을 하고 있다. A조의 우루과이도 21명이나 된다.

이는 남미보다 유럽의 축구시장이 더 발달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자연히 보수도 유럽이 훨씬 높아 전 세계의 스타 선수들이 몰리고 있는 것이다.

호날두·카카·드로그바…월드컵 출전선수 60%는 해외파
잉글랜드,독일,이탈리아 등 프로 리그가 발달된 나라의 우수 선수들이 해외로 나가지 않고 국내무대에서 뛰고 있는 점에서도 확인된다. A조의 강호 프랑스의 해외파 12명도 영국 스페인 독일 등 유럽 지역에서 선수생활을 하고 있다.

아시아 지역 국가로는 D조 호주의 해외파가 가장 많아 21명에 달했다. 월드컵 출전 선수 대부분이 유럽의 클럽팀에서 뛰고 있다. 뉴질랜드의 해외파도 15명이다.

한국도 10명이나 된다. 박지성,기성용(영국),박주영(프랑스),김남일(러시아),차두리(독일) 등 5명이 유럽에서 뛰고 있다. 이정수와 김보경은 일본,안정환과 이영표는 각각 중국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활약하고 있다. 한국팀은 이들 해외파의 활약에 힘입어 그리스전을 2-0 완승으로 장식했다. 월드컵 사상 첫 본선 2연승과 16강 진출도 기대하고 있다.

여러 지역에 골고루 퍼져 있는 해외파가 다양한 스타일의 노하우를 체득,상대의 전략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세계 최강 브라질을 맞아 선전한 북한 팀은 국내 선수 위주로 구성돼 있다. 그러나 '인민루니' 정대세와 안영학이 일본 클럽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홍영조가 러시아 로스토프 팀에 소속돼 있다.

카메룬전에서 1-0으로 원정 첫승을 기록한 일본 팀의 해외파는 4명.미드필더인 마쓰이 다이스케(프랑스),하세베 마코토(독일),혼다 게이스케(러시아)와 포워드인 모리모토 다카유키가 해외에서 선수생활을 하고 있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