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렐 프리먼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수석부총재(사진)는 16일 유럽 국가들의 재정위기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프리먼 부총재는 이날 서울 무역센터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재정위기로 일부 국가가 단기적인 어려움을 겪을 수 있지만 중기적인 전망은 그리 어둡지 않다"며 "낙관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2008년과 2009년에도 세계 금융체제가 무너질지 모른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실제로 그렇게 되지는 않았다"며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이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현명한 해결책을 내놓을 것"으로 내다봤다. 프리먼 부총재는 "재정에 문제가 있는 나라들은 조정을 해야 한다"며 "이 과정에서 EBRD는 유럽 각국에 충분한 유동성을 공급해 민간 부문의 투자와 대출이 잘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EBRD의 지원을 받고 있는 동유럽 국가들은 대부분 대외 의존도가 높은 소규모 개방경제 체제여서 서유럽과 남유럽 국가들이 어려움에 빠지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그는 한국이 비유럽 국가로는 처음으로 내년 EBRD 총회 의장국을 맡는 것과 관련,"비유럽 국가의 시각에서 유럽을 바라보고 EBRD의 역할을 정립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프리먼 부총재는 "EBRD가 지원하고 있는 국가들은 자원이 풍부하고 경제 성장 속도가 빠르다"며 "한국이 EBRD 의장을 맡는 것을 계기로 이들 국가에 대한 한국 기업들의 투자도 늘어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무역협회는 이날 EBRD와 한국 기업의 동유럽 조달시장 진출 및 상호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