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B투자증권은 17일 호남석유화학에 대해 본격적인 업황 호전의 초기 단계인 지금이 매수 기회라며 '강력매수' 투자의견과 목표주가 25만원을 제시했다.

이 증권사 유영국 연구원은 "지난달부터 불거진 유럽의 재정위기로 인해 석유화학 업황이 일시적으로 둔화되긴 했지만 수요가 탄탄한 것을 감안하면 하반기 업황 전망은 긍정적"이라고 했다.

유 연구원은 "2011~2013년 에틸렌 기준 연평균 공급 증가율은 2.8%로 예상돼 수요 증가율 4.3%를 밑돌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올 하반기 이후 신증설이 사실상 전무한 게 긍정적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상반기 가동률 상승으로 인한 공급 증대로 공급 부담이 다소 있지만 신규 가동설비가 없다는 점과 9,10월 역내 정기보수가 집중돼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상반기 시황이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수요도 견조하다는 분석이다. 유 연구원은 "중국, 인도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는 수요 기조와 저금리로 인한 제조업의 회복 및 자산가격 상승 등은 미국의 수요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특히 중국에서 최근 근로자들의 임금이 급격하게 상승하고 있는데, 이로 인해 아시아 역내 수요가 더욱 확대되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인금인상이 중국의 내수 촉진과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들로의 설비 이전을 가속화하고 있다는 얘기다.

유 연구원은 "범용 석유화학 제품인 폴리에틸렌(PE) 기준으로 지난해 중국 수요는 1인당 11.9㎏이었으나, 1인당 GDP가 6700달러가 되는 2015년에는 21.6㎏에 이를 것"이라며 "이로 인한 PE 수요 증가량은 1300만t에 달한다"고 했다.

그는 "이에 비해 2011년 이후 중국의 연평균 PE 성장은 연간 200만t 수준"이라며 "계획된 설비가 모두 가동되고 추가적인 설비폐쇄가 없다는 가정을 하면 세계 PE 증설은 연간 280만t 순증하게 된다"고 했다.

미국과 유럽의 수요가 정체된다 해도 중국 외 인도 등 다른 아시아 국가와 남미 국가의 수요 성장을 감안하면 공급은 과부족 상태라는 얘기다.

따라서 2011년 이후 본격적인 공급 둔화기에 진입하게 되면 최소한 2013년까지 대폭적인 설비 신증설이 나타나기 어렵다는 게 유 연구원의 주장이다.

그는 "이렇게 되면 국내 기업 중에서는 순수 석유화학 업체인 호남석유화학이 최대 수혜를 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 연구원은 "올 2분기 호남석유화학의 영업이익은 5월 이후 유럽의 재정위기 영향에도 불구하고 전년동기 대비 4.2% 감소한 2154억원을 기록해 선방한 것으로 본다"면서 "하반기에는 유럽의 재정위기 완화와 아시아 중심의 수요 지속으로 업황 호조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0.3% 늘어난 8633억원을 기록할 것이란 추산이다.

그는 "석유화학 업황 개선과 함께 호남석유화학의 부타디엔 실질생산 능력이 올해 말 15만t 증설될 예정"이라며 "시황을 감안하면 증설로 인해 연간 1900억원의 세금과 이자 등을 포함한 기업이익(EBITDA) 증대 효과가 있다"고 했다. 이에 따라 내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5.1% 증가한 1조804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했다.

유 연구원은 "내년 실적전망은 보수적인 것으로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면서 "2012년 기존 연간 175만t인 에틸렌 생산능력이 200만t으로 증가할 예정이어서 이에 따른 외형과 수익 성장도 기대된다"고 했다.

그는 "올해 추정실적 기준 호남석유화학의 주가수익비율(PER)은 5.4배,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배 수준에 불과해 현저한 저평가 상태"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