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는 17일 1700선을 사이에 둔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코스피 지수는 전날(16일) 외국인 매수에 힘입어 1700선을 회복했다. 지난 5월4일 이후이니 약 한달 반만이다. 상승의 견인차는 역시 순매수에 나선 외국인.외국인은 3430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는데, 이는 5월 이후 최대 규모였다.

따라서 17일 코스피 지수가 1700선에 안착할 것인가도 외국인의 손에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의 애정이 변하지만 않는다면 1700선 안착을 넘어 추가상승도 기대할 만하다.

물론 계속된 상승랠리에 부담을 느낀 물량들이 터져나온다면 하룻만에 1700선을 내줄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1700선을 일단 넘긴 코스피 지수는 쉽사리 이탈하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 연기금을 중심으로 한 기관을 비롯한 프로그램 매매가 힘을 받을수도 있기 때문이다.

◆방향성 불투명한 美·유럽 증시

앞서 마감된 미국 뉴욕증시와 유럽증시도 방향성이 애매한 상태다. 미국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16일(현지시간) 전날보다 4.69포인트(0.05%) 오른 10409.46을 기록했다. 그러나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는 소폭 내렸고 나스닥 지수는 보합세였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 결과들이 엇갈린데다 멕시코만 원유유출 사고의 당사자인 석유회사 BP가 기름오염에 따른 피해 보상기금을 내놓기로 했다는 소식 등으로 혼조를 거듭했다.

유럽증시는 엿새째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장중 여러가지 악재에 흔들렸다. 세계 제1의 휴대전화 제조업체인 노키아가 실적 전망치를 하향조정했고, 미국의 엇갈린 경제지표들도 한 몫했다.

노키아는 올해 들어서만 두번째로 실적을 하향조정했다. 노키아의 주가는 핀란드 헬싱키 증시에서 전거래일 대비 8.96% 급락한 7.215유로를 기록했다. 주가는 올해 고점대비 40% 가까이 떨어졌다. 자동차 관련주들도 하락세를 보였다. 다임러와 BMW를 비롯해 미쉐린까지 2% 안팎의 내림세를 기록했다.

국내증시는 지난해 기술주와 자동차주에 의해 시장이 상승장을 연출한 바 있다. 유럽일지라도 IT(정보기술)와 자동차 관련주들이 이같은 부진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게다가 IT 관련주들은 대형주건 중소형주건 전날 대부분 상승세를 보이면서 코스피지수는 1700선 위로 끌어올렸다는 점도 우려를 더하고 있다.

◆"코스피 지수 1700~1720 저항대로 작용"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상승'에 힘을 실어주면서 1700선을 지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중원 HMC투자증권 책임연구원은 "최근 외국인이 애정을 보이기 시작한 업종은 무엇인지에 관심이 간다"며 "이들 업종은 수급개선이 기대되기 때문에 주가에 모멘텀(상승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최근 외국인이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 업종은 내수 경기(유통과 항공)와 중국관련 업종이라고 분석했다. 외국인은 글로벌 경기침체에도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 중국과 한국시장에 소비개선과 그에따른 수혜가 예상되는 업종이라는 설명이다.

우리투자증권은 코스피 지수가 1700~1720 구간이 저항대로 작용할 전망인 가운데 가격과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 수급, 실적 모멘텀(상승요인)을 갖춘 종목 9개를 선별, 관심종목으로 추천했다. 해당종목은 한솔LCD, 매일유업, 동양기전, 대상, 카프로, 현대해상, 한섬, 이엔에프테크놀로지, 한국타이어이다.

김지형 한양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지수가 숨고르기 이후 추가 상승할 전망이고 목표치는 전고점인 1750포인트 부근"이라며 "기업실적 발표 기대와 외국인 매수 조합을 고려해 IT·자동차·화학 등 주도주 복귀 가능성을 염두에 둔 매수전략이 유효하다"고 밝혔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