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강력부(부장검사 김영진)는 수면마취제인 ‘프로포폴’을 고객들에게 환각용으로 편법 투약한 정황을 잡고 서울 강남지역 유명 성형외과 11곳을 최근 압수수색했다고 17일 밝혔다.검찰은 이들 병원이 잦은 성형수술로 이 약품에 중독된 여성들에게 치료 목적 대신 일종의 환각제로 편법 판매해 온 것으로 보고 처방 기록과 약품 거래 내역이 담긴 장부 등을 확보했다.

수술 전 전신마취나 수면유도용으로 사용되는 프로포폴은 자주 투약할 경우 환각 등의 증세를 일으켜 전 세계적으로 오ㆍ남용되는 사례가 잦은 것으로 알려졌다.지난해 6월 숨진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도 프로포폴을 과다 투여해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앞서 2월에는 국내에서도 이 약물을 상습 투약하던 20대 여성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그러나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프로포폴이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돼 있지 않아 편법 사용에 대한 마땅한 처벌 근거는 없다.검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관련 자료를 분석한 뒤 이르면 이달 말부터 병원 관계자들을 차례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혐의 사실이 확인되면 의료법 위반으로 처벌하는 방안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프로포폴이 법적으로 마약류가 아닌 만큼 처벌 여부와 적용 법률은 조사가 끝나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이와 별도로 식품의약품안전청은 다음달 약사심의위원회를 열어 프로포폴을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해 관련법의 규제를 받게 하는 안건을 상정해 심의할 계획이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