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가 1700선을 돌파하면서 단기 반등에 대한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어닝시즌'이 강한 모멘텀(상승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따라서 연초부터 IT(정보기술)와 자동차 등 '국가대표' 수출기업들의 영업실적 예상치가 계속 상향 조정되고 있어 여전히 주도주 위주의 투자전략이 유효할 것이란 분석이다.

이경수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발(發) 재정위기라는 악재는 그리스 신용등급 강등을 끝으로 대부분 반영됐다고 보면 될 것"이라며 "아직 유럽의 국채 만기에 대한 부담은 해소되지 않았지만, 이 또한 원금과 이자를 모두 상환할 수 있는 규모의 재정지원이 가능할 것으로 파악되고 있어 문제될 게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기 반등을 제외하면 지수가 더 이상 부담을 느낄 요인이 상황"이라며 "전고점인 1750선까지 상승 가능성을 열어둬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 연구원은 또 외국인이 이미 매수 중인 IT와 자동차 등 실적 호전주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권했다. 시장의 방향을 좌우하는 외국인들은 앞으로 한국증시의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 매력에 더 집중할 것이란 설명이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수 1700을 넘어선 뒤 시장이 체력을 다지고 있는 모습"이라며 "다음달 어닝시즌 진입을 눈앞에 둔 시점에선 기업들의 실적 기대감이 시장에 큰 힘이 되어 줄 것"이라고 말했다.

역시 실적시즌을 앞두고 들고가야 할 투자 대상은 기존 주도주라는 것. 그는 "외국인은 호실적이 예상되는 주도주를 중심으로 이미 매집에 나서고 있으며 이는 3분기까지 지속될 수 있을 것"이라며 "주도주 얘기는 자주 나와 지겨울 수도 있지만, 이 만큼 확신을 주는 업종도 없다"라고 강조했다.

여기에 업황이 회복되고 있는 운송과 항공, 밸류에이션이 싼 금융주도 사둘 만 하다고 덧붙였다.

단기 반등에 더 무게를 둔 분석도 있다. 지수의 추가 상승을 기대하기 힘든 여건이어서 실적이 좋은 중저가 종목들을 중심으로 소극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그것이다.

김중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수가 1700선까지 오른 상황에서 추가 상승을 기대하는 것은 당분간 어려운 일"이라며 "적극적으로 시장에 접근하기보다 중저가 종목들을 위주로 제한적 매매를 하는 편이 낫다"고 판단했다. IT 자동차 등 블루칩은 이미 상승폭이 너무 커 접근하기 부담스럽다는 평가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