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홍 신임 한국회계학회장(연세대 상경대 교수)은 17일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 상임위원 배출을 위해 국가적인 차원에서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다음 달부터 1년간 학회를 이끌게 된다. 그는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을 앞두고 국제기구에서 우리 목소리를 내는 일이 매우 중요해졌다"며 "그동안 경제규모에 걸맞지 않게 이런 부분에 대한 노력을 등한시했다"고 지적했다. 현재 아시아 국가 중 IASB 상임위원을 둔 나라는 일본 중국 인도뿐이다. 김 회장은 "IASB는 회원국들의 후원금으로 운영된다"며 "한국은 기업들로부터 모금, 후원금을 냈지만 앞으로는 국가 예산에서의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또 "회계분야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는 만큼 국책연구소 설립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회계기준원은 인력과 예산 제약 때문에 심도 깊은 연구작업을 수행하기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회계 전문가 부족현상을 조속히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그는 "중앙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회계시스템은 민간기업에 비해 굉장히 낙후돼 있다"며 "몇 년 전부터 금융위원회 등 일부 부처에서 회계사를 특채로 뽑고 있지만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 보니 대부분 오래 못 버티고 자리를 옮긴다"고 설명했다.

국내 기업의 회계 투명성에 대해서는 "일부 코스닥기업들에서 여전히 우려할 만한 상황이 많이 벌어지지만 상장사 전체로 보면 과거보다 많이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기업인 대상 설문조사를 토대로 작성되는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의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회계부문은 46위에 그쳤다"며 "기업 현장에선 여전히 개선의 여지가 많다고 느끼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IFRS 도입으로 회계기준의 근본이 바뀌는 만큼 공인회계사 선발시험도 변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IFRS는 원칙중심이라 논리개발이 중요해져 단순 문제풀이 위주의 현행 회계사 시험은 맞지 않다"며 "시험과목과 문제유형의 변경을 건의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학회 운영과 관련, "기업의 재무책임자나 기관투자가 등을 회원으로 영입하고 이들과 공동연구도 활발하게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