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줄거리,철학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할리데이비슨이나 애플처럼 브랜드의 뒤에 콘텐츠가 뒷받침돼야 성공할 수 있습니다. "

한국인간개발연구원과 한국경제신문이 공동 주최해 17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CEO세미나에서 이계웅 할리데이비슨코리아 사장(사진)은 "브랜드란 소비자들의 기대를 계속 수용해가면서 만들어지는 것"이라며 "할리데이비슨은 엔진 소음 하나까지 전통을 지키며 브랜드에 스토리를 입히고 있다"고 강조했다.

'100년을 이어간 브랜드의 전설-할리데이비슨의 마케팅과 경영철학'이란 주제로 열린 이날 세미나에서 이 사장은 "도요타 사태도 결국 콘텐츠의 문제였다"며 "도요타가 스토리가 있는 회사였다면 고객들이 이를 감춰주고 그래도 사랑해줄 수 있었겠지만 도요타엔 그런 콘텐츠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 사장은 할리데이비슨은 단지 물건을 파는 것이 아니라 판매한 제품이 즐거움을 가져다줄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점이 다른 기업과 차별화되는 포인트라고 설명했다. 그는 "6000㎞를 10일 동안 달리는 행사 같은 것도 콘텐츠를 만들어 가는 과정으로 여기서 찍은 사진 한 장,참석한 동호인들의 글 하나가 모두 콘텐츠"라며 "이 같은 콘텐츠들이 모여 꿈과 자유를 떠올리게 하는 할리데이비슨의 브랜드 이미지가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장은 또 고객이 브랜드를 통해 재미를 경험하며 콘텐츠를 쌓은 사례로 애플을 들며 기능에 초점을 맞춘 안드로이드폰이 일시적으로 위협을 가한다고 해도 아이폰과 고객들이 공유하고 있는 경험을 뛰어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도 내놨다.

제품을 선택할 때 감성의 역할이 더 커지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 사장은 "소비자들에게 왜 할리데이비슨을 사냐고 묻는다면 수많은 즐거움을 주는 놀이공원의 종합티켓과 같기 때문이라고 대답한다"며 "많은 사람이 우리 로고를 문신으로 새기는 것은 그만큼 할리데이비슨이 연인처럼 신비롭고,감각적이고,친근한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조재희 기자 joyj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