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조천식(86) .윤창기(82.여) 부부가 100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KAIST 발전기금으로 기부한다고 17일 밝혔다. 기부와 관련된 행사는 18일 오후 1시 30분 KAIST 대강당에서 마련된다.

조씨 부부가 기부한 발전기금은 녹색교통대학원 설립을 위해 사용되며 대학은 조씨의 숭고한 뜻을 오래도록 기리기 위해 이 대학원을 '조천식 녹색교통대학원'으로 명명할 예정이다.

조천식 녹색교통대학원에서는 최첨단 녹색기술을 도입한 미래 교통 및 수송 기술에 관한 학문간 융.복합 연구와 교육이 수행된다.

경기도 용인에 사는 조씨 부부는 자식들을 다 키운 뒤부터는 재산을 사회에 환원해야겠다고 생각해 왔으며 그러던 중 이웃에 사는 김병호 서전농원 회장(69)이 지난해 8월 KAIST에 300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기부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이에 조씨 부부도 우리나라 과학기술을 선도하고 있는 KAIST에 기부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결론을 내리게 됐다.

조씨는 "1973년 받은 퇴직금과 아끼고 절약해 마련한 자금 등을 더해 서울 역삼동과 충남 천안의 땅을 샀는데 37년동안 팔지 않고 갖고 있었더니 지나온 세월이 보태져 큰 금액으로 변했다"며 "무언가 특별하기 때문에 기부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갖고 있기 때문에 기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내 윤씨도 "우리 부부의 기부가 과학기술 발전에 보탬이 됐으면 더 바랄 것이 없다"며 "KAIST가 꼭 필요한 곳에 유용하게 써 국부를 창출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서남표 KAIST 총장은 "한국은행 이사와 은행감독원 부원장을 지낸 조씨와 아내의 기부는 엘리트 코스를 거친 이들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보여주는 것으로 사회에 큰 귀감이 될 것"이라고 했다.

한경닷컴 경제팀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