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변하는 경제환경 속에서 경영자는 항상 내일의 '먹을거리'를 고민해야 한다. 아직 실현되지 않은 새로운 기회를 찾아내기 위해서는 미래에 대한 예측이 필수적이다. 문제는 완벽한 예측이 존재하지 않고,현실은 기업에 유리한 쪽이나 불리한 방향으로 예상을 비켜간다는 점이다. 따라서 경영자들은 예측이 빗나갔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위험에 대처할 필요가 있다.

A기업이 200억원의 투자여력이 있는데 경기변동에 민감한 B기업과 경기 영향을 덜 받는 C기업에 각각 투자할 기회가 있다고 가정해 보자.수익을 전망한 결과 B기업에 200억원을 투자하면 5년 뒤 △200억원의 손실 △100억원의 손실 △400억원의 수익이 나올 확률이 각각 3분의 1이었다. C기업의 경우 △투자수익 제로 △100억원 수익 △200억원 수익 확률이 모두 33.3%로 전망됐다.

두 경우 모두 A기업이 기대할 수 있는 평균 투자수익은 100억원이다. 둘 사이의 차이는 발생 가능한 위험에 있다. B기업에 투자하면 대박이 날 확률도 있지만 투자금을 모두 까먹을 가능성도 있다. 반면 C기업에 투자할 때는 대박이 나지는 않지만 최악의 경우에도 원금은 건질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다수 경영자들은 C기업에 대한 투자를 선택할 것이다. 경영 유지에 필요한 자원이 고갈되면 기업은 바로 망하기 때문이다. 단순히 평균적인 기대수익률에 의존해 투자 결정을 해서는 안 되고 최악의 시나리오를 고려해야 하는 이유기도 하다.

그러나 현실에서 선택의 문제는 간단하지 않다. 투자자들은 대부분 변동성을 회피하려 하기 때문에 시장은 투자수익이 같더라도 변동성이 높은 경우보다 낮은 대안에 더 많은 가격을 지불한다. 위의 예로 돌아가 보면 변동성,즉 위험이 높은 B기업에 대한 투자금은 일반적으로 200억원보다 낮게 제시된다. 그래야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C기업과 경쟁이 되기 때문이다.

개인투자자든 기업이든 변동성이 위험으로 뒤바뀔 가능성은 항상 존재한다. 실제로 은행 예금보다 기대수익률이 높다는 이유로 인기를 모았던 파생상품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큰 손실이 난 경우가 적지 않다. 기대수익과 예측실패에 따른 위험 사이에서 쉽지 않은 선택과 결정을 해야 하는 것이 투자자나 경영자의 몫이다.

이길호 딜로이트안진 전무 kilhlee@deloit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