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퍼들이 즐겁게 라운드하고 오랫동안 기억에 남으며 도전의욕이 생기도록 코스를 설계하는 데 주안점을 두었습니다. "

'20세기 최고의 골퍼'로 일컬어지는 잭 니클로스(70 · 미국)가 16일 오후 1박2일의 일정으로 한국에 왔다. 인천 송도 국제업무단지에 건설 중인 잭 니클라우스GC를 점검하기 위해서다.

니클로스가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국내에 건설한 골프장은 이곳이 처음이다. 이 골프장은 9월10~12일 톰 왓슨,톰 카이트,벤 크렌쇼 등이 참가한 가운데 미국PGA 챔피언스투어 대회를 열고 10월 정식 개장할 예정이다.

니클로스는 코스를 둘러보며 자신의 코스디자인 컨셉트를 설명했다. 그가 설계한 골프장은 특징이 있다. '티샷은 호쾌하게,어프로치샷은 섬세하게' '기량에 맞게 공략루트를 선택할 수 있게' '즐거우면서도 도전욕을 불러일으키는 코스' '한 번 플레이하면 또 오고 싶은 코스'가 그것이다.

티잉그라운드에 올라서면 볼 낙하지점이 넓게 보인다. 페어웨이 폭이 40야드나 되는 곳도 있다. 그러나 그린을 공략하는 어프로치샷은 정확성이 요구된다. 그린에 이르는 길목이 좁을 뿐더러 주도면밀한 전략이나 생각 없이 어프로치샷을 했다가 힘든 상황에 빠지기 쉽다.

니클로스는 짧은 파4홀을 3~4개 만들어 골퍼들이 공략루트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14번홀(파4)이 대표적 예다. 길이 359야드인 이 홀은 페어웨이가 두 개다. 오른쪽은 일반적인 페어웨이가 있고,가운데 반도처럼 튀어나온 페어웨이는 삼면이 물이다. 레귤러티(약 330야드)에서 위험을 각오하고 페닌슐라 페어웨이에 245야드짜리 티샷을 날리면 손쉬운 어프로치 샷이 남는다.

반면 안전을 추구하며 오른쪽 페어웨이를 겨냥할 경우 두 번째 샷 거리는 그린에서 먼데다 물도 넘겨야 한다.

니클로스는 메이저 대회 최다승(18승) 기록을 갖고 있다. 타이거 우즈와는 4승 차다. 5년 전 브리티시오픈 출전을 끝으로 대회에는 나가지 않고 코스 설계에 전념하고 있다. 그가 설계한 골프장은 전 세계에 269개에 이르며 이 중 60여개가 세계 100대 코스로 선정됐다고 한다.

'코스설계가로서 골퍼들이 스코어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되는 내용을 귀띔해달라'는 질문에 대해 그는 "아마추어 골퍼들은 로 핸디캐퍼,보기 플레이어,그리고 핸디캡 30 안팎의 초보자로 나눌 수 있다. 자신의 기량에 맞는 전략으로 코스를 공략하라고 말하고 싶다"고 조언했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