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로 40년 이상 글을 써왔지만 화가 경력은 20년밖에 안 됐으니 더 겸손한 자세로 그림에 몰두하려고 해요. 국내에서도 여러 상을 받아 과분한 데 상하이국제미술제까지 참가하게 돼 영광입니다. "

소설가이자 화가인 송숙영씨(75)가 18~23일 중국에서 개최되는 상하이국제미술제에 '봄이 오는 소리''랑데부''여름 나무' 등 작품 3점을 출품한다. 올해 상하이국제미술제에는 한국과 중국을 비롯해 미국 일본 베트남 우즈베키스탄 대만 작가들이 초청됐다. 상하이엑스포를 기념하는 이번 미술제는 새롭고 다채로운 미의식과 형상,현대미술의 다변성을 보여주는 자리이기도 하다.

그의 출품 작 '봄이 오는 소리'는 밑둥이 굵은 고목나무에 연초록 잎이 무성하게 달린 모습으로 생명의 근원을 묘사한 것.핑크빛 배경과 연초록 잎이 잘 어우려져 따스한 봄의 향기를 더해준다.

'랑데부'는 커다란 나무 아래 두 남녀가 벤치에 앉아 있는 주말 오후의 피크닉 장면을 담은 작품.두 사람의 뒷모습이 긴 여운을 남긴다.

송씨는 오는 8월 부산 아시아미술대전에도 '오늘은 휴일''갈대밭' 등 10여점을 출품할 예정이다. 그는 글 쓰기와 그림 그리기에 몰두하느라 백내장 수술까지 받았지만 하루 종일 캔버스 앞에서 유화와 씨름한다.

그는 "작가와 화가로 살아온 삶이 고맙고 나이가 더 들기 전에 한 작품이라도 더 좋은 그림을 남기고 싶다"며 "그림뿐만 아니라 위로와 격려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는 일도 많이 하려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는 2004년 신미술대회장상을 받은 뒤 자선미술전시회를 열어 수익금 530만원을 평창 수재민 돕기 성금으로 보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