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보험공사가 하이닉스 지분 0.75%를 18일 개장 전에 블록세일(대량 매매) 방식으로 처분한다. 하이닉스 주가가 1년 신고가 수준에 도달하면서 전격적으로 공적자금 회수에 나선 것이다.

1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예보는 관계사인 케이알앤씨(옛 정리금융공사)가 보유중인 하이닉스 주식 441만주(0.75%)를 국내외 기관투자가에 매각하기로 했다. 물량은 비교적 적었던 반면 기관투자가들이 몰리면서 블록딜은 4시간 만에 마감됐고,매각 가격도 가격 할인 없이 이날 종가인 2만8200원으로 결정됐다. 일반적인 블록딜이 다음 날 새벽까지 진행되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것이다. 매각주관사는 골드만삭스와 대우증권이 맡았다.

예보는 하이닉스 주가가 신고가 수준에 바짝 다가서자 공적자금 회수를 전격적으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이닉스는 실적 개선 기대와 함께 외국인 매수가 몰리면서 이날 3.30% 오른 2만8200원에 마감,나흘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앞서 4월6일 기록한 1년 신고가 2만9400원에 근접한 수준이다.

예보의 이번 블록세일은 3월16일 채권단이 하이닉스 3928만주(6.67%)를 블록세일 방식으로 매각한 지 3개월이 지나자마자 추진됐다. 당시 채권단은 할인율 없이 주당 2만3500원에 매각했다.

이번 블록세일은 과거 예보가 채권단과 함께 팔지 않은 소수 물량에 한정된 것으로 외환은행 등 채권단은 참여하지 않는다. 정부와 채권단은 보유 지분을 28%에서 15%로 줄이기로 하고 현재 21%대까지 낮춘 상태다. 예보가 0.75%를 단독으로 블록세일에 나서면서 조만간 채권단도 잇달아 추가 매각에 나설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