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영춘의 금융Watch] 어윤대 KB 회장 내정자 끝도 화려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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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과 우리금융은 닮은 점이 많다. 자산이 각각 325조6000억원과 325조4000억원으로 엇비슷하다.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를 통해 '자율'로 회장을 뽑는 점도 똑같다. 회장을 선출할 때마다 '외압'이나 '관치' 논란이 일어나는 것도 닮아 있다. 이렇게 뽑힌 회장(은행장 포함)의 끝이 좋지 않았다는 점도 비슷하다. 회장과 은행장이 힘 겨루기를 하는 것이나,인사철만 되면 직원들이 외부의 줄을 찾아 뛰는 모습도 판박이다.
이런 KB금융과 우리금융이 합칠 가능성이 대두됐다. 진원지는 어윤대 KB금융 회장 내정자다. 금융계를 단번에 뒤흔들었다는 점에서 어 내정자의 등장 과정은 두 회사의 어느 최고경영자(CEO)보다 화려하다.
◆시작은 창대(昌大)했으나…
2001년 4월23일 주택은행과 국민은행은 합병계약을 맺었다. 그리고 3개월 후 치열한 경합 끝에 '외환위기의 스타' 김정태 주택은행장(이하 직책은 당시)이 합병은행장으로 선출됐다. 덩치가 컸던 국민은행 쪽에선 '외압설'을 제기했지만,외환위기의 스타가 합병은행장이 된 것에 시장은 환영했다.
2004년 3월7일 이재웅 우리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장은 "우리금융 회장 후보로 황영기 전 삼성증권 사장을 단독 추천했다"고 발표했다. 산업자본의 금융산업 지배 우려가 나왔으나 변수가 되지 못했다. '이헌재 사단설'이나 '정부당국의 낙점설'도 화려한 경력을 가진 황 회장의 등장엔 수그러들 수밖에 없었다. 꽉 막힌 금융계에 황 회장의 등장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나중은 심히 미약하고…
김정태 행장은 2004년 10월 임기만료를 앞두고 연임을 시도했다. 하지만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문책경고를 받고 뜻을 접어야 했다. 우리금융 회장에서 물러난 황영기 회장은 2008년 9월 KB금융 회장으로 컴백했다. 이명박 대통령 후보 캠프에서 활동했던 터라 거칠게 없을 듯했다. 하지만 우리금융 회장(우리은행장 겸임) 시절 파생상품 투자가 문제가 돼 금융위원회로부터 중징계를 받고 1년 만에 물러났다.
이들만이 아니다. 2007년 취임한 박병원 우리금융 회장과 박해춘 우리은행장은 정권이 교체된 직후 임기도 못 채우고 낙마했다. 강정원 국민은행장도 작년 말 KB금융 회장에 뽑혔다가 신(新)관치금융 논란속에 스스로 물러났다.
◆어윤대 내정자는?
어 내정자는 장점이 많다. 국제감각에 추진력과 친화력,조직 장악력을 두루 갖췄다는 평가다. '힘'도 있다. 장관급인 국가브랜드위원장을 맡을 정도니 더 말할 필요도 없다.
어 내정자는 회장으로 확정되자마자 "우리금융 인수에 관심 있다"고 말해 금융계를 뒤집어 놓았다. 이력이 이력인지라 폭발력은 엄청났다. 국민은행에선 벌써부터 합병 후 구조조정에 따른 해고 우려가 나올 정도다.
한 금융계 고위 관계자는 "어 내정자가 해박한 금융 지식을 갖춘데다 사심이 없는 만큼 금융산업 발전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비쳤다. 다른 CEO와 달리 끝도 좋을 것이란 기대다.
시장은 일단 유보적이다. 그가 내정된 후 KB금융 주가는 이틀 연속 내렸다. 고려대 동문인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과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은 "능력있는 분"이라면서도 "M&A(인수합병)에서는 상대방의 이름을 함부로 말하는 게 아니다"고 충고했다. 어 내정자 임기는 2013년 7월이다.
경제부 금융팀장 hayoung@hankyung.com
이런 KB금융과 우리금융이 합칠 가능성이 대두됐다. 진원지는 어윤대 KB금융 회장 내정자다. 금융계를 단번에 뒤흔들었다는 점에서 어 내정자의 등장 과정은 두 회사의 어느 최고경영자(CEO)보다 화려하다.
◆시작은 창대(昌大)했으나…
2001년 4월23일 주택은행과 국민은행은 합병계약을 맺었다. 그리고 3개월 후 치열한 경합 끝에 '외환위기의 스타' 김정태 주택은행장(이하 직책은 당시)이 합병은행장으로 선출됐다. 덩치가 컸던 국민은행 쪽에선 '외압설'을 제기했지만,외환위기의 스타가 합병은행장이 된 것에 시장은 환영했다.
2004년 3월7일 이재웅 우리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장은 "우리금융 회장 후보로 황영기 전 삼성증권 사장을 단독 추천했다"고 발표했다. 산업자본의 금융산업 지배 우려가 나왔으나 변수가 되지 못했다. '이헌재 사단설'이나 '정부당국의 낙점설'도 화려한 경력을 가진 황 회장의 등장엔 수그러들 수밖에 없었다. 꽉 막힌 금융계에 황 회장의 등장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나중은 심히 미약하고…
김정태 행장은 2004년 10월 임기만료를 앞두고 연임을 시도했다. 하지만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문책경고를 받고 뜻을 접어야 했다. 우리금융 회장에서 물러난 황영기 회장은 2008년 9월 KB금융 회장으로 컴백했다. 이명박 대통령 후보 캠프에서 활동했던 터라 거칠게 없을 듯했다. 하지만 우리금융 회장(우리은행장 겸임) 시절 파생상품 투자가 문제가 돼 금융위원회로부터 중징계를 받고 1년 만에 물러났다.
이들만이 아니다. 2007년 취임한 박병원 우리금융 회장과 박해춘 우리은행장은 정권이 교체된 직후 임기도 못 채우고 낙마했다. 강정원 국민은행장도 작년 말 KB금융 회장에 뽑혔다가 신(新)관치금융 논란속에 스스로 물러났다.
◆어윤대 내정자는?
어 내정자는 장점이 많다. 국제감각에 추진력과 친화력,조직 장악력을 두루 갖췄다는 평가다. '힘'도 있다. 장관급인 국가브랜드위원장을 맡을 정도니 더 말할 필요도 없다.
어 내정자는 회장으로 확정되자마자 "우리금융 인수에 관심 있다"고 말해 금융계를 뒤집어 놓았다. 이력이 이력인지라 폭발력은 엄청났다. 국민은행에선 벌써부터 합병 후 구조조정에 따른 해고 우려가 나올 정도다.
한 금융계 고위 관계자는 "어 내정자가 해박한 금융 지식을 갖춘데다 사심이 없는 만큼 금융산업 발전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비쳤다. 다른 CEO와 달리 끝도 좋을 것이란 기대다.
시장은 일단 유보적이다. 그가 내정된 후 KB금융 주가는 이틀 연속 내렸다. 고려대 동문인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과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은 "능력있는 분"이라면서도 "M&A(인수합병)에서는 상대방의 이름을 함부로 말하는 게 아니다"고 충고했다. 어 내정자 임기는 2013년 7월이다.
경제부 금융팀장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