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에서 대표 출마 권유를 받고 있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친박(친박근혜)계 초선 의원들과 16일 만찬 회동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복수의 친박 의원들에 따르면 박 전 대표는 전날 시내 한 식당에서 당내 부산지역 친박 초선 7명 및 재선 의원 1명 등 8명과 2시간가량 만찬을 함께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대표의 전대 출마 필요성에 대해 초선들이 의견을 개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표는 거듭 불출마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대표는 "한나라당이 가장 어려웠던 천막당사 시절 국민에게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기회를 주시면 변하고 달라지겠다고 간곡하게 호소했다. 그런데 지금 또 도와달라고 말하려니 입이 안 떨어진다"며 "국민에게 면목이 없어 당 대표에 못나가겠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표는 "미디어법,쇠고기 수입,세종시 문제 등에 대해 얘기하면 이명박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는 걸로 만들어지는 게 현실"이라며 "당 대표를 맡아 정책에 대해 바른 소리를 하면 또다시 친이친박 갈등으로 비쳐질 것이다. 이러면 내가 대표가 된들 대통령에게 불편만 주지, 무슨 도움이 되겠느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또 "당권과 대권을 분리하도록 규정한 당헌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당청 관계가 바르게 재정립될 것이 약속 되지 않는 상황에서는 대표가 돼도 대표로서 할 역할이 별로 없을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는 후문이다.

구동회 기자 kugi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