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 소각을 추진 중이다.

셀트리온은 17일 자사주 소각과 관련한 한국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에 대해 '자사주 소각을 검토 중'이라고 답변했다. 증권업계에선 이 회사가 지난달 싱가포르 국영투자회사인 테마섹홀딩스 산하 아이온인베스트먼트를 대상으로 1223만주(2079억원)를 유상증자한 이후 주주가치 희석을 막기 위해 자사주 소각을 추진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주주 가치를 높이기 위한 조치를 계속해 간다는 방침"이라며 "하지만 소각 물량이나 시기 등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현재 자사주 544만여주를 보유하고 있다. 이 중 2008년 7월 우회상장을 위해 오알캠을 합병하며 취득한 물량이 400만주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법상 합병을 통해 보유하게 된 자사주는 원칙적으로 2년 내 처분해야 하기 때문에 셀트리온은 곧 자사주 매각 결정을 내릴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셀트리온은 이날 0.95% 오른 2만1200원으로 장을 마치며 하루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기관과 외국인이 이틀 연속 쌍끌이 매수에 나서며 상승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시가총액은 2조5605억원으로 코스닥시장 1위인 서울반도체를 1100억원 차이로 뒤쫓고 있다. 두 회사는 지난 10일 셀트리온이 10개월 만에 시총 1위로 올라선 후 이날까지 장중에도 서너 번씩 순위가 뒤바뀌는 치열한 선두다툼을 벌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셀트리온의 주주가치 제고 정책 외에 장래 성장성에서도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이 회사는 올해부터 바이오시밀러 제품인 유방암치료제 허셉틴과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 레미케이드의 시험제품 매출이 발생하기 시작했으며,내년에는 상업화에 들어갈 예정이다. 김혜림 현대증권 연구원은 "이 회사는 대장암 치료제인 리툭산,관절염 치료제 엠브렐 등 2013년을 기점으로 특허가 만료되는 제품들도 당장 상업화에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연구 ·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며 "바이오시밀러시장은 진입 장벽이 높아 경쟁상대가 없어 상업화와 동시에 세계 시장점유율 10% 이상을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증권은 이 회사의 목표주가로 3만원을 제시하고 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