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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슬퍼마라 태극전사…23일 새벽 또 한번의 기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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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졌다. 그러나 잘 싸웠다. 전광판의 숫자는 그라운드의 진정한 승자를 표시하지 못했다.

    아르헨티나는 사실 버거운 상대였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7위와 47위,한국은 객관적인 전력에서 엄연한 열세였다. 3억4730만유로(5150억원) 대 4435만유로(657억원).몸값으로도 넘볼 수 없는 상대였다.

    그러나 그라운드에 선 태극전사들은 언제나처럼 용맹했다. '8000만유로의 사나이' 리오넬 메시 앞에서 주눅들지 않았고,상대의 철벽 같은 수비망에도 거침이 없었다. 패스는 바람처럼 빨랐고 슈팅은 벼락처럼 강력했다. 수비는 악착같았고,방어는 찰거머리를 연상시켰다. 다만 운이 따르지 않았고 아르헨티나는 너무 셌다.

    한국은 17일 오후(한국시간) 요하네스버그 사커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 남아공월드컵 조별 리그 B조 2차전에서 아르헨티나에 1-4로 완패했다.

    지난 12일 조별 리그 1차전에서 그리스를 2-0으로 제압하며 기세를 올렸던 한국은 이날 패배로 16강 진출에 적신호가 켜졌다. 아쉽지만 최종 3차전까지 경우의 수를 따져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23일 조별 리그 3차전인 나이지리아와의 경기에서 이기지 못하면 그리스-아르헨티나전 결과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

    한국은 박주영을 최전방 원톱으로 세우고 주장 박지성을 공격형 미드필더로 배치한 4-2-3-1 포메이션으로 아르헨티나와 맞섰다. 전반 초반까지 대등한 경기가 이어졌다. 전반 17분 승부의 추가 아르헨티나 쪽으로 급격히 기울었다. 메시가 왼쪽에서 낮고 빠르게 올린 프리킥이 박주영의 발에 맞고 한국팀 골대로 빨려들어갔다. 전반 32분 상대 골게터 곤살로 이과인의 슈팅이 또 한번 한국의 골망을 흔들었다. 0-2.어려운 승부가 점쳐졌다. 볼 점유율은 4 대 6.일방적인 경기였다.

    그러나 태극전사들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고 결국 행운의 여신이 미소를 보냈다. 시계바늘이 전반 45분을 지나 인저리타임 1분이 주어졌을 때 온 나라가 들썩했다. '양박쌍용'의 한 명인 이청용이 드디어 일을 해냈다. 길게 넘어온 볼을 박주영이 헤딩으로 멀리 떨궈줬고 마르틴 데미첼리스가 컨트롤하려는 볼을 이청용이 빼앗아 골키퍼 왼 쪽으로 기습 슈팅,좁아만 보였던 아르헨티나의 골문을 열어젖혔다.

    한국은 후반 들어 기성용을 빼고 김남일을 투입, 수비를 강화했다. 전반전과 분위기가 싹 달라졌다. 공격의 주도권이 한국팀으로 넘어왔다. 10분,박주영이 오른발로 감아찬 프리킥이 골포스트를 살짝 벗어났다. 그게 대대적인 반격의 신호탄이었다. 염기훈이 이청용과 원투패스를 주고 받으면서 골키퍼와 1 대 1 찬스를 맞았다. 염기훈이 왼발로 찬 볼은 그러나 골대를 살짝 벗어나고 말았다.

    후반 31분,승부가 두 골차로 벌어졌다. 골키퍼 정성룡에 맞고 나온 볼을 메시가 다시 찬 볼이 골대를 맞자 바로 앞에 있던 이과인이 밀어 넣으면서 한국의 추격의지는 꺾이고 말았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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