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증시가 반환점을 돌고 있다. 연초 부진을 털고 2월부터 반등에 나섰던 코스피지수는 4~5월 유럽 재정위기에 200포인트 넘게 급등락하는 등 롤러코스터 장세를 거쳤다.

그러나 하반기 전망은 낙관적인 의견이 우세하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해외 이슈가 진정되면서 여름 무더위와 함께 증시는 6월 이후의 완만한 회복 추세를 연말까지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기업 실적이 나아지고 있고 상반기 발목을 잡았던 수급도 여유를 되찾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주요 증권사들은 하반기 목표지수로 1900~2000선을 제시했다. 토러스투자증권이 2100으로 가장 높고 하나대투증권(1980) 교보 · 대우 · 신한투자(1950) 우리투자증권(1920) 등도 1900선 이상까지 상승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낙관론의 근거는 △신흥국 주도의 세계 경제 회복 △금리 인상 지연 △유동성 장세 △국내 기업의 이익 확대 등으로 요약된다.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부담이 낮은 것도 긍정적이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가 1950선까지 올라도 12개월 예상이익 기준으로 한국 증시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0배 수준에 그친다.

다만 분기별로는 등락 전망이 엇갈린다. 3분기에 하반기 고점을 찍은 후 4분기에 주춤할 수 있다는 '전강후약론'과 연말로 갈수록 상승 탄력이 강할 것이라는 '전약후강론'이 팽팽히 맞서 있다. 현대증권은 연말까지 상승 추세를 다진 후 내년부터 본격적인 대세 상승이 시작될 것이라는 희망적인 전망도 내놓고 있다.

하지만 경계해야 할 리스크 요인도 만만치 않다. 유럽 재정위기는 여전히 진행형이고 글로벌 경기 둔화 조짐은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미국의 금융규제 움직임과 중국과의 정치 · 경제적 갈등도 잠복한 변수다. 방향성을 잃고 출렁이고 있는 환율은 외국인의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주목된다.

하반기 유망주로는 실적 상향 추세가 뚜렷한 정보기술(IT) 자동차 등 주요 수출주가 우선 꼽힌다. 건설 제약 등 저평가된 내수주와 중국 관련주도 유망하다는 평가다. 다만 철강 기계 등 일부 소재 업종은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