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장에서 도요타의 초기품질 평가 순위가 20위권으로 곤두박질쳤다. 대규모 리콜 사태의 영향 때문이다.

시장 전문조사기관인 JD파워는 17일(현지시간) 도요타의 신차 품질조사(IQS · Initial Quality Study) 순위가 지난해 6위에서 올해 21위로 추락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90여일간 차를 써본 신차 구입 고객 8만200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기능과 디자인 성능 등의 분야에서 발생할 수 있는 228개의 문제점을 물어,차량 100대당 불만건수를 기준으로 33개 브랜드의 순위를 집계했다.

도요타의 100대당 결함건수는 117건으로 전체 평균(109건)을 크게 웃돌았다. 도요타가 업계 평균 순위를 밑돈 것은 조사가 시작된 후 24년 만에 처음이다. 지난해 1위를 기록했던 도요타의 고급 브랜드 렉서스도 88건의 결함이 지적돼 4위로 순위가 처졌다. JD파워 관계자는 "리콜 대상 도요타 차량을 소유한 소비자들이 브레이크 작동에서 약간의 이상한 징후만 있어도 문제가 있다고 응답했다"고 설명했다.

메이커별로는 포르쉐가 83건의 불만 건수를 기록,1위를 차지했다. 혼다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아큐라와 독일의 고급차 브랜드 벤츠가 각각 2~3위에 랭크됐다. 미국차 업체들도 대부분 지난해보다 나은 성적을 냈다. 지난해 8위였던 포드가 5위로,31위였던 크라이슬러가 23위로 뛰어올랐다.

한국 자동차 브랜드의 순위는 지난해보다 하락했다. 4위였던 현대자동차는 7위로,15위였던 기아자동차는 25위로 떨어졌다. 현대차는 중소형차 부문에서 강한 면모를 보였다. 베르나(현지명 엑센트)가 소형차(Sub-Compact Car) 부문 1위에 올랐으며 아반떼(현지명 엘란트라)도 준중형(Compact Car) 부문 3위로 선전했다. 기아차는 미니밴(Midsize Van) 부문에서 그랜드 카니발(현지명 세도나)이 2위에 오르는 것으로 체면치레를 했다.

자동차 메이커를 국가 및 지역별로 구분하면 GM,포드,크라이슬러 등 미국 '빅3'의 평균 결함건수가 108건으로 비교적 우수했다. 일본 메이커의 평균 결함건수도 혼다의 선전으로 미국과 같은 108건으로 집계됐다. 한국산은 111건,유럽산은 114건이었다.

JD파워는 1968년 설립된 소비자 조사 전문기관이다. 이 기관이 작성한 리포트는 미국 소비자들의 자동차 구매 기준으로 널리 활용된다.

뉴욕=이익원 특파원/송형석 기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