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터에서 목숨을 내놓고 싸운 경험이 국가 재건기에 자본시장의 초석을 다지는 밑거름이 됐습니다. "

한국전쟁에 참전,나라를 지킨 뒤 국내 자본시장 선진화의 기틀을 다진 원로 증권인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퇴직 증권인들의 모임인 금융투자인회는 오는 22일 참전 증권계 원로들을 초청,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6 · 25전쟁 60주년 기념식을 갖기로 했다.

초청된 원로 증권인은 최고령인 지상훈 전 삼보증권 전무(85)부터 당시 17세의 나이에 학도병으로 참전했던 원국희 신영증권 회장(77)까지 모두 17명.이 자리에는 황건호 금융투자협회 회장,김봉수 한국거래소 이사장과 증권사 사장들도 참석해 전 · 현직 증권계 고위 인사들이 만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참전 증권인들은 참전 경험이 초창기 증권업을 일으켜 세우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입을 모았다. 1950년부터 4년간 군 생활을 마치고 1954년 대한증권업협회를 통해 증권계에 입문한 이원호 전 대보증권 전무는 "나라의 운명이 백척간두에 있는 상황에서 전쟁을 치른 경험을 토대로 증권업에서도 투철한 사명감을 갖고 일했다"며 "서로 잊고 있던 참전 동지들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유일한 '현역' 증권인인 원 회장은 2008년 국가보훈처 블로그를 통해 "참호 안에서 몇 초 전까지 고향 이야기를 나누던 전우의 죽음을 목격하기도 했다"며 "생사를 초월한 경험이 창업과 경영에도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행사 참석자(생년월일 순) △지상훈 전 삼보증권 전무△배종승 전 한국투신 사장 △장재철 전 증권금융 사장△이인화 전 제일증권 전무△이현우 전 한양증권 상무 △조경구 전 동방증권 상무△김동준 전 제일증권 사장△문한우 전 동양증권 상무△김규혁 전 성도증권 상무△전영태 전 고려증권 부사장△강성대 전 삼보증권 부사장△홍성숙 전 삼보증권 이사△김재진 전 국일증권 감사△최준식 전 한진투자증권 사장△이원호 전 대보증권 전무△이석일 전 동화증권 이사△원국희 신영증권 회장.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