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을 이해하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는 브라질이 이민국가라는 점이다. 1500년 4월22일 포르투갈의 페드루 카브랄(Pedro Alvares Cabral)에 의해 발견된 뒤 1822년까지 포르투갈의 식민지시대를 보냈다. 현재 가장 많은 이민은 이탈리아계이며 스페인 · 포르투갈 등 라틴계 문화가 주를 이루고 있다. 이렇다 보니 비즈니스 문화나 관행에 이민사회와 이탈리아의 특성이 상당부분 그대로 녹아 있다.

브라질에서는 거래처와 사업을 논의하기에 앞서 친구가 될 필요가 있다. 친구라는 용어는 '아미구(amigo)'인데 적용 범위가 매우 넓다. 나이가 같다는 개념보다는 서로를 이해하고 도움을 주고 받을 수 있는 동반자 또는 협력자의 개념이다. 사업을 협의하기 위해 브라질 기업인을 방문할 때 그들의 느긋함에 당혹스러울 때가 있다. 우선 약속한 시간에 도착해도 이런 일 저런 일로 늦게 나타나기 십상이다. 얘기를 시작할 때도 축구나 신변잡기로 대화가 한참 길어진다. 이럴 때 중간에 협의코자 하는 얘기를 슬쩍 꺼내야 한다.

가끔 브라질인들과 사업에 실패한 경우를 보면 브라질 기업인들과 협의 때 앉자마자 사업 얘기를 꺼내거나,싫어하는 얘기를 계속 물고 늘어지는 경우가 많다. 앉자마자 얘기를 꺼낸다는 것은 상대방을 알기도 전에 자기 얘기만 하는 성격 급한 사람으로 비쳐질 수 있다.

대화를 주도하기 위해서는 브라질인들이 관심이 있는 주제에 대해 미리 알아둘 필요가 있다. 주제는 시기와 장소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데,축구만은 예외로 1년 365일 대화 주제로 꺼내도 부족함이 없다. 요즘 브라질인들의 관심은 온통 남아공월드컵에 쏠려 있다. 매년 삼바축제가 열리는 2월이라면 삼바를 주제로 해도 좋다.

브라질 바이어가 실제 구매의향이 있는지 여부를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친절하다고 해서 제품 구매에 관심이 있다고 속단해서는 안된다. 일단 제품에 관심이 있다면 구체적이 된다. 점심을 같이 하자,사무실이나 공장을 방문해 달라는 등 구체적인 반응을 보인다면 일단 성사 가능성이 높다고 보면 된다.

브라질 바이어를 외관으로 판단해서는 안된다. 일반적으로 브라질의 기업인들은 검소한 경우가 많다. 기업 사장이면서 소형차를 타고 다니는 경우도 있고, 명함에는 이사(director)라고 돼 있거나 직책 자체가 없는 경우도 있고, 전화번호는 대표 전화번호만 있으며, 핸드폰 번호가 없는 경우도 허다하다. 치안 불안과 관계가 있다. 강도 표적이 되지 않기 위해서다.

친한 사이가 아니면 가족 얘기를 꺼내지 않는 것이 좋다. 이 역시 치안 불안과 관계가 있고 프라이버시를 중시하는 브라질인들의 특성을 고려해서다. 그러나 바이어와 친하게 되고 브라질 파트너 가족과 안면관계가 있다면 당연히 가족 안부는 필수가 된다.

브라질의 비즈니스 문화 코드는 배려와 신뢰로 볼 수 있다. 상대방을 이해하고 배려해 주는 인간적인 모습과 믿을 수 있다는 인식이 생겨난다면 장애물은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