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걸음 종목 장세…옐로칩만 '돋보이네'
코스피지수가 1700선에서 횡보하는 가운데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옐로칩'의 강세가 돋보이고 있다. 지난달 25일 1560선을 저점으로 반등하는 과정에서도 중형주 상승률이 대형주를 웃돌았다. 외국인 매수세가 몰리는 대형주가 여전히 지수 등락을 좌우하지만 물밑에선 수익률 게임에 의한 종목장세가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횡보장에 옐로칩 신고가 속출

18일 코스피지수는 4.03포인트(0.24%) 오른 1711.95로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이 2641억원어치를 사들이며 6일 연속 매수 우위를 보였지만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들이 부진해 지수 상승폭을 제한했다. 삼성전자가 0.6% 상승에 그쳤고 포스코(-1.38%) 현대차(-0.34%)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하락세를 보였다.

반면 중형주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밀폐용기업체 락앤락이 7.7% 상승한 3만9850원으로 마감,연초 상장 이후 최고가를 기록했다. 동부하이텍도 반도체사업 턴어라운드가 기대된다는 분석에 힘입어 4.3% 오른 1만2100원으로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2분기 실적 호전주로 꼽히는 롯데삼강(5.5%) 케이피케미칼(2.27%) 등도 신고가 행렬에 동참했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코스피지수가 박스권에서 등락을 거듭하는 동안 대형주의 상승 탄력은 점차 둔화되는 반면 순환매에 따른 중형주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형주 길목지키기 유효

실제로 지난달 25일 이후 증시가 반등하는 동안 중형주지수는 10.4% 올라 지난 4월 말 급락 이전의 주가 수준을 회복했다. 같은 기간 대형주지수는 9.6% 상승에 그쳐 아직 전 고점에 못 미치고 있다. 종목별 수익률에서도 금호석유 동부하이텍 대림산업 OCI 등 옐로칩이 우세했다.

펀드에서 돈이 빠져 투자 여력이 부족한 자산운용사와 자금이 유입되는 투자자문사 모두 상대적으로 상승 탄력이 큰 중형주 투자에 주력해 주가 강세를 이끌어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조윤남 대신증권 투자분석부장은 "소수 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자문사 랩에 시중자금이 유입되면서 업황이 좋고 주가가 싸다고 인식되는 종목엔 매수 쏠림 현상이 빈번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중소형주 강세가 지속되면 거래가 늘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되는 효과도 볼 수 있지만 지나친 수익률 게임은 오히려 상대적 박탈감을 부추겨 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중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단기성 자금의 유출 · 입이 늘수록 주가는 단기 급등락을 반복할 수 있다"며 "주가가 안정적으로 정착하지 못하는 점은 경계 요인"이라고 말했다. 김 팀장도 "순환매가 빠르게 일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급등한 종목을 뒤따라 매수하기보다 실적이 받쳐주는 중형주 '길목지키기' 전략이 더 바람직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