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오는 21일부터 전국 880여 개 영업점에서 신형 아반떼(프로젝트명 MD)에 대한 사전계약을 받는다. 2006년 4월 아반떼HD 출시 후 4년 여 만에 선보이는 후속 모델이다. 신형 아반떼는 특히 국내 1600cc급 세단 시장을 사실상 석권해 왔던 브랜드란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전문가들은 아반떼 출시를 계기로 내수 점유율 42% 선까지 추락한 현대차가 본격적인 재기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반떼 연비 "동급 최고"


신형 아반떼의 특징은 연비와 힘이 동급 차량 중 가장 뛰어나다는 점이다. 신형 1.6 감마 GDi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를 장착해 최고출력 140마력 및 최대토크 17㎏ · m의 힘을 낸다. 2000cc급인 GM대우 토스카(144마력 · 19.2㎏ · m)와 맞먹는 수준이다. 기아자동차 포르테와 르노삼성 뉴 SM3,GM대우 라세티 프리미어 등 경쟁 모델보다 최고출력이 20~30마력 높다. 연비는 ℓ당 16.5~17㎞로 동급 차량보다 ℓ당 2~4㎞ 더 달릴 수 있다.

편의장치도 가장 많이 갖췄다. 고휘도(HID) 전조등을 비롯해 슈퍼비전 클러스터(고해상도 계기판),열선내장 뒷좌석 등 중형차 수준의 사양을 장착했다. 현대차는 국산차 최초로 직각 및 평행 자동주차 기능을 넣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외관은 유선형을 강조,YF쏘나타를 닮았다는 평가다. 현대차는 다음 달 말 신형 아반떼 출시회를 갖고 8월2일부터 출고를 시작할 계획이다. 아반떼는 1990년 1세대 출시 후 5세대(신형 아반떼)까지 진화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총 600만대가량 판매됐다.


◆경쟁 모델은 맞불 작전


르노삼성 GM대우 등 경쟁사들은 신형 아반떼 출시 시기에 맞춰 연식변경 모델을 쏟아내는 등 맞대응에 나선다. 아반떼HD 출시 직후 현대차가 준중형 시장에서 70%가량을 독차지했던 전례가 있어서다.

가장 긴장하는 곳은 르노삼성이다. 이 회사는 작년 7월 뉴 SM3를 출시해 10%대 초반에 불과하던 준중형 시장 점유율을 두 배 이상 높였다. 르노삼성은 지난달 국산차 최초로 사이드 에어백을 기본으로 적용한 뉴 SM3 2011년형을 출시,선공에 나섰다. 하반기엔 뉴 SM3 2.0 모델을 추가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동급 모델 중 실내 공간이 가장 넓다는 점을 적극 알리겠다"고 말했다.

기아차는 신형 아반떼 출고가 시작되는 8월에 맞춰 포르테 2011년형을 내놓기로 했다. 아반떼와 같은 GDi 엔진과 6단 변속기를 장착하는 게 특징이다. 또 9월께 포르테 5도어(해치백)를 추가해 고객 선택의 폭을 넓히기로 했다.

GM대우는 다음 달께 편의사양을 강화하면서도 차값을 높이지 않는 방식으로 라세티 프리미어 가격을 사실상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준중형차 전성시대 오나


1600cc급 준중형 차종이 중형차를 제치고 국내 최대 시장 지위를 되찾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준중형 차급은 작년 글로벌 경기침체 때를 제외하면 외환위기 이후 한 번도 중형차를 앞질러본 적이 없다. 올 1~5월 판매량만 놓고 보면 준중형 세단이 10만9300여 대로,중형차(10만3200여 대)를 약간 앞서는 상황이다. 뉴 SM3가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결과다. 하지만 현대차 쏘나타와 르노삼성 뉴 SM5 인기가 꾸준한데다 지난달 선보인 기아차 K5도 상승세를 타고 있어 결과를 예측하기는 어렵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자동차학)는 "신차 효과를 등에 업은 신형 아반떼가 올 8월 가세할 경우 준중형 세단 시장이 한동안 주목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