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국무총리가 18일 일부 장관들의 '이중적인 행동'과 소통부재를 강한 톤으로 질타했다.

정 총리는 이날 정부중앙청사에서 열린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나흘간의 대정부 질문에 참석한 소회를 밝히면서 "어떤 의원의 질문 과정에서 (내가) 조금 부끄러웠다"며 "특정 의안을 놓고 정부 부처가 국회에서 와서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는 일이 잦다"고 지적했다.

정 총리는 "국무회의에서 논의하고 당정회의를 거쳐 법안이 국회에 제출됐는데도 국회 논의과정에서 A부는 이렇게 해달라,B부는 또 이렇게 해달라고 하는 일이 최근에도 있었다"고 했다. 그는 "국무위원 간 소통이 조금 덜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정 총리가 질타한 대표적인 사례는 심야 시간에 청소년의 온라인게임 접근을 제한하는 '셧다운(shutdown)제'를 둘러싼 여성가족부와 문화체육관광부의 대립이다. 여성부는 모든 청소년을 대상으로 셧다운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문화부는 만 14세 미만 청소년으로 한정해야 한다며 3개월째 맞서고 있다. 두 부서 간 대립은 청소년보호법과 게임산업진흥법 개정안을 각각 국회에 제출하는 등 진흙탕 싸움으로까지 번졌다.

정 총리는 "여기서 활발히 논의를 한 뒤 끝나면 그것이 우리들의 (통일된) 의견이 돼야 한다"며 "바깥에 나가서는 다른 얘기를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부에서 조율된 사안을 국회에 가서 딴소리 하지 말라는 것이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