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영어 교육 열기가 뜨겁다. 초 · 중학교는 물론 유치원생들도 영어학원에 다니는 세상이다. 서울 강남 지역은 영어학원들의 메카로 꼽힌다. 학부모들의 영어 교육열이 높은 만큼 학원들의 생존 경쟁도 치열하다.

서울 지하철 2호선 성내역 2번 출구를 나서면 장미아파트가 눈에 들어온다. 아파트단지를 200m 정도 가로지르면 장미종합상가가 나온다. 요즘 강남권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닥터정이클래스' 잠실신천점은 이 상가 B동 4층에 자리잡고 있다. 지난해 11월 중순 오픈한 잠실신천점은 30여개의 닥터정이클래스 가맹점 가운데 실적이 가장 좋은 곳으로 꼽힌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이라 본사의 기본 교육방침을 지키면서 학생별 맞춤교육을 강화한 결과 좋은 평가를 얻은 것 같습니다. " 정원호 대표(42 · 사진)는 내 자식을 가르친다는 심정으로 영어와 함께 학생들의 생활태도 등 인성지도를 실시해 학부모들의 신뢰를 얻게 됐다고 소개했다.

정 대표는 학생별로 '북 리포트'를 만들어 관리하고 있다. 처음 들어왔을 때부터 매월 변화하는 영어 학업수준은 물론 수업태도,학생의 고민 등을 꼼꼼히 기록해 활용하고 있다. 주기적으로 학부모들과 상담시간을 갖고 학업 개선방향은 물론 학생들의 특이 행동 등 사소한 문제까지 상담해준다. 학생들의 성적을 잘 공개하지 않는 일반 영어학원들과 달리 성적을 그대로 보여주면서 상담을 진행해 더욱 평판이 좋다. 본사에서 제공하는 교재 외에 영어신문 등 다양한 추가 교재도 직접 만들어 학생들의 영어에 대한 관심을 키워주고 있다.

신천점은 100㎡,33석 규모로 큰 학원은 아니지만,개점 후 매달 10여명씩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 정 대표의 꼼꼼한 학습지도가 소문나면서 송파구는 물론 인근 광진구 초등학교에서 오는 학생들도 많다. 재학 중인 원생은 120여명으로 초등학생 80%,중학생 20% 정도다. 학원비는 월 20만원 선.현재 가맹점들의 월 순익은 500만~1000만원 정도다.

정 대표는 점포 개설비로 1억원(임대료 제외)을 투자했다. 외국계 회사에 다니다 사표를 쓰고 학원을 창업한 그는 "아이들을 제대로 키우겠다는 열정이 있으면 해볼 만한 업종"이라며 "학부모들이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을 내고 아이들을 제대로 교육시킬 수 있는 영어학원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닥터정이클래스는 국내 최초로 '영어 원서 전문도서관'을 표방하는 학원이다. 미국 초등학교 교과서를 비롯 학계 전문가들이 추천한 1500여권의 다양한 원서와 '랩' 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정형화 닥터정이클래스 본사 대표는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의학박사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의사의 길을 접고 학원사업에 나선 데 대해 그는 "아이들이 좋은 책을 읽으면서 영어를 배우고 인생을 살아가는 지혜를 얻을 수 있다면 더 이상 큰 보람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02)418-0510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