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최근 새로 내놓은 2011년형 쏘나타가 화제입니다.

유압식 대신 전동식 파워스티어링(MDPS)을 적용해 종전보다 연비를 ℓ당 0.2㎞ 개선했지요. 공인 연비가 2.0 휘발유 모델을 기준으로 ℓ당 13.0㎞에 달합니다. 이는 똑같은 플랫폼을 사용하는 기아차 K5의 공인 연비(12.8㎞/ℓ)보다 0.2㎞/ℓ 높은 수준이죠.

차량 앞면 주요 부위에 방음패드를 적용,가속 주행 때 발생하는 엔진 및 풍절음을 개선했습니다. 통풍시트와 항균 내장재를 적용했고,후방 주차보조장치와 후석 열선좌석 등 편의장치를 대거 장착했지요.

이밖에 온열 스티어링휠과 바이오 케어 온열시트,에코 드라이빙 장치,급제동 경보장치,스마트 코너링 램프,크루즈 컨트롤 기능 등을 추가했습니다.

<쏘나타 2011년형>

이렇게 추가한 편의장치는 모두 지난 달 출시된 K5에 장착된 기능들입니다. K5와 똑같던 연비만 빼놓고, 편의장치 대부분을 K5 수준으로 맞춘 겁니다.

현대차와의 차별화를 추구해온 기아차 직원들로선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그동안 기아차가 현대차를 베낀 경우가 훨씬 많았으니까요.

사실 내부적으로 K5에 장착된 장치나 기술을 쏘나타에 적용하는 데 문제될 건 없습니다. 현대차와 기아차 연구소가 이미 통합 운영되고 있으니까요. '그 기술이 그 기술'이란 얘기입니다. 다만 차별화를 위해 어떤 편의장치를 넣을 것인지, 선택의 문제일 뿐이죠.

현대차가 염치 불구하고 K5에 달았던 기능을 대거 채택한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한 가족이더라도 엄연히 경쟁 차종인 K5 인기가 예상외로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죠.

<기아차 K5>

K5는 지난 4월5일 사전계약을 받은 후 지금까지 총 3만여 대가 계약됐습니다. 놀라운 속도이죠. 쏘나타의 지나치게 '혁신적인 디자인'에 식상해하는 소비층을 끌어당기고 있는 듯합니다.

쏘나타는 작년 9월 출시 후 3개월간 매달 1만6000~1만8000대 씩 출고됐지만, K5의 등장 이후엔 월 판매대수가 반토막이 났습니다. 내부적으로 비상이 걸렸지요.

K5가 잘 팔리는 가장 큰 이유는 매력적인 디자인입니다. K5의 전신인 '로체'의 촌스러운 외관과 비교할 때 천양지차라고 할 수 있죠.

K5의 못말리는 인기 때문에, 기아차의 ‘형’ 격인 현대차는 ‘네것 내것’ 따질 틈이 없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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