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몰캡 리포트] 캠시스‥카메라모듈 1위 "삼성폰 4대중 1대엔 우리 제품"
삼성그룹엔 삼성전자에 휴대폰용 카메라모듈을 공급하는 3개 계열사가 있다. 삼성전기,삼성테크윈,삼성광통신 등이다. 이건희 회장의 경영전략인 '메기론'에 따라 이들 세 회사는 비슷한 업역(카메라 모듈)에서 사활을 건 내부 경쟁을 벌인다. 그러나 삼성전자에 가장 많은 카메라모듈을 공급하는 회사는 그룹 계열사인 이들 세 회사가 아닌 중소기업 '캠시스'다.

삼성전자가 만드는 카메라 기능을 갖춘 휴대폰의 25%에 캠시스 제품이 쓰인다. 이헌복 캠시스 사장은 지난 18일 인천 송도신도시 내 본사에서 기자와 만나 "캠시스는 국내에서 맨 처음 카메라모듈을 개발 · 양산한 회사"라며 "가격과 성능,기술력 등 카메라모듈의 모든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춘 결과 삼성전자 휴대폰 최고의 파트너가 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애니콜의 최고 파트너

캠시스는 2002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카메라모듈을 만든 회사다. 지난해 말 공급수량 기준으로 국내 카메라모듈 1위에 올라있다. 세계 시장에서도 샤프,폭스콘,도시바,ST마이크로 등 쟁쟁한 메이커들에 이어 7위를 기록 중이다. 이런 캠시스의 경쟁력은 선행개발과 사전협업에 있다.

캠시스는 삼성전자가 신형 휴대폰 개발에 착수하는 것과 동시에 사내 개발팀을 꾸려 신형 휴대폰용 카메라모듈 개발에 나선다. 이 과정에는 삼성전자 엔지니어들도 공동으로 참여해 성능,디자인 등을 최적화한다. 여기에 걸리는 기간은 불과 3~4개월.이 사장은 "과거처럼 제조사가 주문하는 대로 만들어주던 방식에서 이제는 상품 기획부터 기술 개발까지 제조사와 협업해야 원가 · 생산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며 "삼성전자의 텐밀리언셀러(연 1000만대 이상 팔리는 히트상품) 6개 가운데 4개엔 우리 제품이 쓰이는 것도 이런 경쟁력을 갖췄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철저한 시장분석을 통해 제품 생산을 최적화하는 것도 이 회사의 강점.지난해엔 스마트폰이 확산되면서 300만화소 대신 500만화소급 카메라모듈이 대세를 이룰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었지만 캠시스는 300만화소 생산량을 오히려 늘렸다. 500만화소급 휴대폰이 팔리기엔 아직 시기상조라는 판단에서다. 결과적으로 캠시스의 판단은 맞아떨어졌고 매출은 2008년 대비 47% 늘어난 1843억원,영업이익은 7배가량 증가한 104억원으로 '대박'을 기록했다.

◆"글로벌 톱5 꿈꾼다"


[스몰캡 리포트] 캠시스‥카메라모듈 1위 "삼성폰 4대중 1대엔 우리 제품"
올해 캠시스는 또 한번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세계 휴대폰시장이 작년 11억대에서 올해 12억대 이상으로 커지고 500만화소급 이상 제품이 쓰이는 스마트폰 비중도 17%에서 21% 정도로 높아지면서 카메라모듈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

이 사장은 "작년에 300만화소가 주축이었다면 올해는 500만화소가 대세를 이룰 것"이라며 "올해는 매출2100억원, 영업이익은 130억원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그는 "카메라모듈이 앞으로 7~8년간 꾸준히 성장할 것에 대비해 규모의 경제를 갖춰야 한다"며 "이를 위해 중국 웨이하이 공장을 증설하고 거래선을 다변화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우리의 최종 목표는 글로벌 톱5의 휴대폰 부품사"라고도 강조했다.

캠시스는 카메라모듈에 이어 차세대 성장동력인 '워터젯 커팅기'도 개발 중이다. 이 장비는 휴대폰 화면에 쓰이는 강화유리를 수압을 이용해 자르는 기기다. 기존 레이저 · 기계식 커팅기는 강화유리를 직선 형태로 자른 뒤 일일이 사람 손을 거쳐 모서리를 둥글게 연마해야 한다. 하지만 이 기기는 직선과 곡선 등 모든 형태로 유리를 자를 수 있어 생산단가를 30% 이상 낮출 수 있다. 이 사장은 "시험생산을 마쳤고 현재 수율 향상작업을 하고 있다"며 "내년 초 본격적으로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송도(인천)=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