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가 지방선거 이후로 미뤄온 투자개방형 영리 의료법인 도입 등 서비스업 선진화 핵심 과제를 연내에 마무리짓기로 했다. 더 이상 미룰 경우 현 정부 내에는 사실상 추진하기 힘들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재정부는 임시 국회를 앞두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제출한 업무보고 자료를 통해 영리 의료법인 도입 등 서비스산업 선진화 방안을 올해 하반기 중점 과제로 추진하겠다고 20일 밝혔다.

재정부는 업무보고에서 "교육 의료 등 서비스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현안을 조속히 해결하겠다"며 '영리 의료법인 도입 방안 마련'과 '경제자유구역 내 외국교육기관 유치'를 조속히 성과를 내야 하는 현안으로 명시했다. 이는 지난해 보건복지부 등의 반대로 진척이 없었던 영리 의료법인 등을 하반기에 집중적으로 밀어붙여 연내에 절충안을 찾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재정부는 22일에는 한국개발연구원(KDI)과 공동으로 '서비스산업 선진화'를 주제로 공개 토론회를 연다. 토론회에서는 영리 의료법인 도입 문제 외에도 약사 변호사 변리사 등 전문자격사 진입장벽을 낮추는 문제와 일반의약품의 약국외 판매도 중점 논의할 예정이다.

하성 재정부 미래전략정책관은 "영리 의료법인을 전혀 허용하지 않는 국가는 없다"며 "단계적인 도입을 통해 과다한 의료비 상승 우려 등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복지부와도 논의를 계속해 조속히 마무리지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복지부는 여전히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아 재정부 의도대로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복지부는 영리 의료법인 도입 여부는 필수 공익의료 확충,공공보험 보장성 강화 등 보완 방안과 병행해 장기적으로 검토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영리 의료법인 도입은 윤증현 장관이 작년 2월 취임 이후 서비스산업 선진화와 내수 활성화를 위해 의욕적으로 추진해왔으나 복지부는 물론 관련 의료단체의 반발에 부딪쳐 번번이 무산됐다. 특히 작년 말 이명박 대통령이 "영리 의료법인 도입은 민감한 사안이니 시간을 갖고 중장기 과제로 신중하게 검토하라"고 지시한 이후 논의가 아예 중단됐다.

재정부는 공공기관에 대해서도 강하게 메스를 댈 방침이다. 올 하반기에 대형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재무 현황,자구 노력을 포함한 재무 개선 방안을 마련해 올해 정기 국회에 제출하고 공공기관 임금체계를 능력 · 성과 중심의 실질적 연봉제로 개선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재정 운용과 관련해서는 내년 재정수지 적자폭을 올해(GDP 대비 2.7% 적자)보다 줄이고 부처별 재량지출은 평균 10% 구조조정해 녹색 등 신성장 동력 분야에 지원하기로 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