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지난 19일 "복수통화바스켓을 참고해 환율을 결정하는 관리변동환율제를 다시 시행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사실상 위안화 절상에 나서겠다는 뜻을 공식화한 것으로 세계 경제와 한국경제에도 큰 파급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점에서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인민은행의 이 같은 결정은 막대한 중국의 무역흑자를 줄이고 글로벌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선 위안화 절상이 필요하다고 촉구해온 세계 각국의 요청에 부응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중국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위안화 환율을 달러당 6.82위안에 고정시켜 미국 등으로부터 환율조작국이라는 비판을 받는가 하면 국제 통상마찰을 가속화시키는 원인을 제공해왔다. 미국 일본은 물론 국제통화기금(IMF)까지 이번 결정에 대해 즉각 환영 성명을 내놓은 것도 그런 이유에서임은 물론이다.

이로써 위안화는 곧 절상 수순을 밟게 될 전망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위안화 가치가 올해중 2~3% 정도는 오를 것으로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하지만 이 정도 절상으로 연간 수천억달러에 이르는 중국 무역흑자가 줄어들지는 불투명하다. 상황에 따라 보다 큰 폭의 절상이 이뤄질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중국이 통화바스켓에 기초한 관리변동환율제를 도입했던 2005년 7월 이후 위안화 절상 폭이 첫해 1.5%, 둘째해 5.5%, 셋째해 10.9%로 점차 확대됐던 점도 그런 가능성을 시사한다.

문제는 우리나라 또한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고, 그에 대한 사전 대비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우선 중국과 경쟁하는 우리 기업들로선 가격경쟁력 개선 효과를 누리는 만큼 수출확대엔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반면 중국산 수입품 가격이 높아져 물가를 자극할 수 있고, 중국을 수출 거점으로 활용하는 기업들도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또 원화 역시 동반 절상압력을 받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염두에 두지 않으면 안된다.

강조해 둘 것은 중국 내수시장 공략에 정부와 기업들이 더욱 힘을 쏟아야 한다는 점이다. 높은 성장률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위안화가 절상되면 중국 내수시장이 급팽창할 것인 만큼 이를 우리 경제의 활로를 뚫는 디딤돌로 활용해야 한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