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18일) 코스피지수는 1711.95로 마감해 공교롭게도 시장이 박스권에 접어든 작년 9월23일(1711.47)과 거의 일치했다. 하지만 1550~1750의 지루한 박스권 등락에도 일부 종목에선 짭짤한 수익이 났다. 자동차 항공 등 운수주와 화학주,소비재 관련주가 시장 평균을 크게 웃도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반면 은행 증권 보험 등 금융주와 건설주는 바닥에서 헤맸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100위권에서 작년 9월23일 종가와 비교해 가장 많이 오른 종목은 아시아나항공으로 상승률이 118.83%에 달했다. 3월 말까지만 해도 4000원대에서 횡보하던 아시아나항공은 4월에만 43% 급등한 데 이어 5,6월에도 각각 20% 이상 상승하며 8950원까지 치솟았다. 대한항공도 이 기간 61.38% 뛰어 8위에 올랐다. 해외여행 수요가 빠른 회복세를 보이면서 수혜를 본 것이다.

화학업종은 금호석유(95.52%) 제일모직(80.69%) 호남석유(70.67%) 한화케미칼(45.17%) 등 네 종목을 상승률 '톱 10'에 진입시켰다. LG화학(24.34%) 삼성정밀화학(15.39%) 등도 상위권에 올랐다. 국제 유가와 환율의 동반 상승이 화학주의 실적 호전으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가 커진 점이 주가를 밀어올렸다. 제일모직은 전자재료 사업의 성장성이 부각되며 정보기술(IT)주로도 손색이 없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기아차(75.76%) 현대차(26.20%) 현대모비스(17.56%) 등 자동차주와 오리온(73.67%) LG생활건강(43.28%) 아모레퍼시픽(28.75%) 등 중국 소비 확대 수혜주들의 선전도 두드러졌다.

반면 현대증권(-33.80%) 미래에셋증권(-26.94%) KB금융(-19.06%) 하나금융(-18.22%) 삼성화재(-21.78%) 등 금융주는 최하위권으로 처졌다. 금융위기 여진이 계속된 데다 은행주는 성장 둔화 우려,보험주는 금리 인상 지연,증권주는 거래 부진 등에 발목이 잡혔다. 현대산업개발(-37.65%) 대우건설(-30.52%) 등 건설주들도 낙폭이 컸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일부 내수주 중심으로 빠른 순환매가 나타나고 있는 것은 추가 상승을 이끌 모멘텀이 없다는 부담에 따른 차별화 장세의 전형적 패턴"이라고 진단했다. 또 "2분기 실적 전망이 개선되고 있는 운송 반도체 디스플레이 자동차 화학 음식료 업종에서 이익 증가 추세,가격 수준,수급 여건 등을 감안해 투자 종목을 압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