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절상 시동] 국제적 압박 '김빼기'…연말까지 3%안팎 절상 그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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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정부 노림수는
중국이 '위안화 환율 유연성 확대' 방침을 발표함에 따라 위안화 절상에 대한 국제적인 기대치가 일단 높아졌다.
중국이 위안 절상을 통해 노리는 것은 크게봐서 두 가지다. 첫째,위안화 가치를 둘러싸고 형성되온 '중국 대 나머지 세계'라는 대결구도의 부담을 덜자는 것이다. 둘째,자국내 물가상승 압력을 억제하는 동시에 내수시장 활성화 의도다. 물론 수출상품의 경쟁력 약화와 핫머니 유입이라는 부담도 지게 됐다.
인민은행이 20일 "위안화 환율의 큰 변동은 중국 경제에 큰 충격을 가할 것"이라며 "(2005년 7월 같은)일회성 변동없이 점진적인 방식을 취할 것"이라고 밝힌 이유다.
◆위안화 동맹국이 없다는 중국의 절박감
위안화에 관한한 중국은 고립무원이다. 미국이나 EU(유럽연합)은 물론 브릭스(BRICs)로 함께 묶히는 브라질과 인도까지 위안화 절상을 촉구해왔다. 단순히 무역적자를 줄이겠다는 게 아니라 거대시장으로 부상한 중국으로 수출을 늘리겠다는 속내다.
당장 오는 26~27일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리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선 위안화가치를 둘러싼 치열한 논쟁이 예상됐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회담에 앞서 G20정상들에게 위안화 절상의 필요성을 역설한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중국 외교부는 공식성명을 통해 G20회담의 의제로 위안화를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긴장이 고조됐었다. G20회담 직전에 중국이 위안화 환율 절상 가능성을 공식화한 것은 그만큼 국제적 압력에 부담을 느꼈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중국 지도부가 세계경제 회복이 지속할 것임을 확신하고 있음을 의미한다"(스티븐 로치 모건스탠리 아시아 회장)는 분석도 있다. 인민은행도 성명에서 세계경제와 중국경제 회복세가 더욱 튼튼해진 점을 환율개혁의 배경으로 지적했다. "위기 상태의 환율 정책을 끝낸 것"(리다오쿠이 인민은행 통화위원)이라는 얘기다. 저우샤오촨 인민은행 총재는 "(사실상 달러 페그제로 운용되는) 지금의 환율정책은 위기대응책으로 영원히 지속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수출감소보다 물가억제가 더 시급
"중국의 위안화 절상은 인플레이션 억제에 도움을 줄 것"(마크 잔디 무디스 수석이코노미스트)이라는 분석도 주목할 만하다. 수입상품의 값을 떨어뜨려 생산원가를 낮추는 동시에 내수확대도 도모한다는 것이다. 중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정부의 연간 통제 목표선(3.0%)을 넘어선 3.1%를 기록하며 19개월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국경제의 필요에 따라 자체적인 판단에 의해 위안화 절상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는 저우샤오촨 총재의 언급에서 인플레이션 문제에 대한 중국의 고민이 엿보인다.
그러나 부담도 매우 크다. 무엇보다 수출 경쟁력 약화다. 이는 고용불안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중국 GDP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40%를 웃돈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큰 리스크를 안게 되는 셈이다. 의류업체들이 가장 큰 피해를 볼 업종이며,일부 업체들은 파산에 직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중국의 임금이 빠르게 오르는 상황에서 위안화 절상까지 이뤄질 경우 중국 현지에서 원부자재를 조달해 수출공장을 운영하는 외국기업들의 원가상승 부담이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이와 함께 핫머니의 유입 가능성도 커졌다고 할 수 있다.
◆면피용 절상 논란
전문가들은 중국이 위안화 절상을 용인한다고 하더라도 연말까지 3% 안팎에 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수출감소로 인해 중국 경제가 입게될 타격이 크기 때문이다. 류광열 재경관은 "최소 8.5%이상 경제 성장을 해야 경착륙을 막을 수 있다는 게 중국학자들의 생각"이라며 "성장률 둔화 부담 때문에 큰 폭의 절상보다는 점진적으로 약 3%정도 위안화 가치를 끌어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도 연내 3%의 위안화 절상을 전망했다.
인민은행이 20일 "현재로선 위안화 환율의 급격한 변동 이유는 없다"며 "위안화 환율의 과도한 조정을 유발할 수 있는 시장 요인을 차단하고 변동성의 범위를 통제 가능한 수준으로 한정할 것"이라고 밝힌 것도 '면피용 절상'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을 뒷받침한다.
일부에선 아예 위안화 절하 가능성까지 내다고고 있다.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교수는 "유로화가 급락할 경우 달러대비 위안화가치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리다오쿠이 인민은행 통화위원과 자오칭밍 건설은행 애널리스트도 유로화 하락이 지속될 경우 위안화가 절하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오광진 기자 forest@hankyung.com
중국이 위안 절상을 통해 노리는 것은 크게봐서 두 가지다. 첫째,위안화 가치를 둘러싸고 형성되온 '중국 대 나머지 세계'라는 대결구도의 부담을 덜자는 것이다. 둘째,자국내 물가상승 압력을 억제하는 동시에 내수시장 활성화 의도다. 물론 수출상품의 경쟁력 약화와 핫머니 유입이라는 부담도 지게 됐다.
인민은행이 20일 "위안화 환율의 큰 변동은 중국 경제에 큰 충격을 가할 것"이라며 "(2005년 7월 같은)일회성 변동없이 점진적인 방식을 취할 것"이라고 밝힌 이유다.
◆위안화 동맹국이 없다는 중국의 절박감
위안화에 관한한 중국은 고립무원이다. 미국이나 EU(유럽연합)은 물론 브릭스(BRICs)로 함께 묶히는 브라질과 인도까지 위안화 절상을 촉구해왔다. 단순히 무역적자를 줄이겠다는 게 아니라 거대시장으로 부상한 중국으로 수출을 늘리겠다는 속내다.
당장 오는 26~27일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리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선 위안화가치를 둘러싼 치열한 논쟁이 예상됐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회담에 앞서 G20정상들에게 위안화 절상의 필요성을 역설한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중국 외교부는 공식성명을 통해 G20회담의 의제로 위안화를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긴장이 고조됐었다. G20회담 직전에 중국이 위안화 환율 절상 가능성을 공식화한 것은 그만큼 국제적 압력에 부담을 느꼈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중국 지도부가 세계경제 회복이 지속할 것임을 확신하고 있음을 의미한다"(스티븐 로치 모건스탠리 아시아 회장)는 분석도 있다. 인민은행도 성명에서 세계경제와 중국경제 회복세가 더욱 튼튼해진 점을 환율개혁의 배경으로 지적했다. "위기 상태의 환율 정책을 끝낸 것"(리다오쿠이 인민은행 통화위원)이라는 얘기다. 저우샤오촨 인민은행 총재는 "(사실상 달러 페그제로 운용되는) 지금의 환율정책은 위기대응책으로 영원히 지속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수출감소보다 물가억제가 더 시급
"중국의 위안화 절상은 인플레이션 억제에 도움을 줄 것"(마크 잔디 무디스 수석이코노미스트)이라는 분석도 주목할 만하다. 수입상품의 값을 떨어뜨려 생산원가를 낮추는 동시에 내수확대도 도모한다는 것이다. 중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정부의 연간 통제 목표선(3.0%)을 넘어선 3.1%를 기록하며 19개월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국경제의 필요에 따라 자체적인 판단에 의해 위안화 절상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는 저우샤오촨 총재의 언급에서 인플레이션 문제에 대한 중국의 고민이 엿보인다.
그러나 부담도 매우 크다. 무엇보다 수출 경쟁력 약화다. 이는 고용불안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중국 GDP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40%를 웃돈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큰 리스크를 안게 되는 셈이다. 의류업체들이 가장 큰 피해를 볼 업종이며,일부 업체들은 파산에 직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중국의 임금이 빠르게 오르는 상황에서 위안화 절상까지 이뤄질 경우 중국 현지에서 원부자재를 조달해 수출공장을 운영하는 외국기업들의 원가상승 부담이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이와 함께 핫머니의 유입 가능성도 커졌다고 할 수 있다.
◆면피용 절상 논란
전문가들은 중국이 위안화 절상을 용인한다고 하더라도 연말까지 3% 안팎에 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수출감소로 인해 중국 경제가 입게될 타격이 크기 때문이다. 류광열 재경관은 "최소 8.5%이상 경제 성장을 해야 경착륙을 막을 수 있다는 게 중국학자들의 생각"이라며 "성장률 둔화 부담 때문에 큰 폭의 절상보다는 점진적으로 약 3%정도 위안화 가치를 끌어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도 연내 3%의 위안화 절상을 전망했다.
인민은행이 20일 "현재로선 위안화 환율의 급격한 변동 이유는 없다"며 "위안화 환율의 과도한 조정을 유발할 수 있는 시장 요인을 차단하고 변동성의 범위를 통제 가능한 수준으로 한정할 것"이라고 밝힌 것도 '면피용 절상'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을 뒷받침한다.
일부에선 아예 위안화 절하 가능성까지 내다고고 있다.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교수는 "유로화가 급락할 경우 달러대비 위안화가치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리다오쿠이 인민은행 통화위원과 자오칭밍 건설은행 애널리스트도 유로화 하락이 지속될 경우 위안화가 절하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오광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