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절상 시동] 中 수요 확대로 수출 늘어나지만 국내 물가엔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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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경제 영향은
위안화 절상은 국내 경제에도 전방위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중국은 우리나라의 최대 교역 상대국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 파급 효과는 제한적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위안화 절상폭이 연간 3% 안팎으로 소폭에 그칠 전망인 데다 위안화 절상에 따른 수출 · 입도 긍정적 영향과 부정적 영향이 섞여 있어 전체적으로는 중립적인 효과를 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중국산 수입제품 가격 인상으로 물가 측면에선 부담이 우려된다.
◆원화도 동반 절상 가능성
위안화가 절상되면 원화가치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위안화 대비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원화도 비슷한 양상을 보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위안화가 절상될 경우 한국의 대중 수출이 늘어나면서 달러 공급이 증가해 원 · 달러 환율 하락(원화가치 상승)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미국이 중국에 이어 한국 등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도 통화가치 절상 압력을 넣을 수 있다는 점도 위안화 절상이 원 · 달러 환율 하락 요인으로 인식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실제 중국이 환율 제도를 바꾸면서 위안화를 절상한 2005년 7월 이후 원화와 위안화는 서로 비슷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동조 현상을 보이고 있다.
박래정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원은 "2005년 하반기부터 2008년 상반기까지 원 · 달러 환율과 위안 · 달러환율의 상관계수는 0.76으로 상당히 높다"고 말했다. 상관관계가 1에 가까울수록 같은 방향으로 움직일 확률이 높다는 것을 뜻한다.
문제는 위안화와 원화의 절상 폭이다. 중국이 2005년 7월부터 1년간 위안화를 4.3% 절상했을 때 원화 가치는 8.9% 올랐다. 원화의 변동성이 훨씬 컸던 셈이다. 하지만 올해 들어 원화 가치가 큰 폭으로 올랐다는 점에서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가능성도 높다. 원화 가치는 올 들어 달러 대비 10%가량 상승했다.
◆성장률엔 호재,물가엔 부담
위안화 절상만 놓고 보면 국내 경제엔 호재가 될 수 있다.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위안화가 달러 대비 10% 절상되고 원화 가치가 변동하지 않으면 국내 경제성장률은 0.28%포인트 증가한다. 위안화 절상으로 구매력이 커진 중국 관광객의 증가로 관광수입도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또 무역수지는 49억달러 늘어나고 실업률은 0.18%포인트 감소한다. 취업 유발 효과는 약 4만4000명에 달한다.
반면 소비자 물가는 0.24%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중국산 수입제품의 가격이 높아지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위안화가 10% 절상될 경우 품목별 물가상승률은 TV와 휴대폰이 1.2%포인트로 가장 높고 컴퓨터(1.1%포인트),선박(1.0%포인트),합성수지 · 고무(0.8%포인트) 등도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실제로는 원화 가치도 동반 절상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 같은 효과는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LG경제연구원의 분석이다.
◆수출입 영향은 양면적
위안화 절상이 한국 경제에 가장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분야는 교역이다. 중국은 우리나라 최대 수출 대상국이자 최대 수입국이기 때문이다. 2009년 기준 중국은 한국 수출의 24%,수입의 16.8%를 차지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위안화 절상이 국내 무역에 미치는 영향은 양면적 성격이 다 있다.
위안화가 절상되면 우리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회복될 수 있다. 세계 시장에서 중국과 경합하는 품목의 경우 특히 그렇다. 예컨대 중국이 그동안 저렴한 노동비용으로 가격 우위를 점해온 플라스틱이나 비철금속 섬유 등은 한국산 제품 수출이 확대될 수 있다.
하지만 위안화 절상으로 전 세계 시장에 대한 중국의 수출이 둔화되는 점은 부정적인 측면이다. 한국의 대중 수출 가운데 93% 이상이 원자재 및 자본재 등 중간재이고 이 중 절반가량이 가공무역용으로 중국에서 완성품으로 가공돼 제3의 국가로 수출된다.
따라서 중국의 수출이 줄어들면 한국의 대중 중간재 수출도 그만큼 감소할 수밖에 없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중국의 대세계 수출과 한국의 대중국 자본재 수출 간 상관관계는 0.96으로 매우 높다"고 말했다.
위안화 절상으로 중국으로부터 수입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된다. 대중국 수입품과 국내 제품 간 가격 및 품질 격차가 커 수입가격이 상승하더라도 국내 상품으로 대체되는 효과는 적기 때문이다. 다만 철강판이나 정밀화학 원료,비금속 광물 등의 경우 위안화 절상이 국내 기업의 원가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용석/정종태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