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프의 화가. '기하학적 추상회화의 토대를 확립했던 추상화 1세대 작가 이승조씨(1941~1990년)의 20주기 추모전이 잇따르고 있다.

서울 신문로 흥국생명의 '아트 사랑방' 일주&선화갤러리는 1968년부터 1989년까지의 '핵'시리즈를 조명하는 기획전(7월9일까지)을,서울 청담동에서 반포동으로 전시장을 이전한 샘터화랑은 이승조씨의 블랙 연작을 재조명하는 '기하학적 환영-블랙으로의 회귀'전(7월7일까지)을 각각 열고 있다.

이씨는 1963년 서승원씨 등과 함께 '오리진'(Origin) 미술그룹을 결성,당시 화단을 지배한 앵포르멜 회화에 반기를 들고 1970년대 이후 기하학적 추상 회화를 정립한 화가. 사실주의와 인상파 화풍이 주류를 이루던 때 비구상 회화로 국전에서 두 번이나 상을 받으며 화단의 주목을 받았다.

1968년부터 원통(파이프) 모양을 그리기 시작한 그는 25년간 원통 이미지를 다양하게 변주하며 착시효과를 만들어내는 '핵'(Nucleus) 작업에 몰두하다 1990년 간경화로 세상을 떠났다.

일주&선화갤러리에서는 1968~1989년 '핵' 연작 10여점을 전시하며 '핵' 연작의 흐름을 보여준다.

이 전시회에는 후배 미디어 아트 작가 6명이 기하학적 이미지를 주제로 이승조씨를 오마주한 작품들도 출품했다. 부부 미디어아트 그룹인 '뮌'을 비롯해 김병호,김성훈,김태훈,태싯그룹,한승구씨 등 후배 작가들은 가상적인 환영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20여점의 설치 작품을 통해 선배를 기렸다.

샘터화랑의 추모기획전에는 검은 바탕에 무한하게 확장되는 시각적 환영을 보여주는 작품 20여점이 나왔다. (02)514-5122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