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요트대회는 우승팀 맘대로… 美ㆍ스위스 억만장자 '자존심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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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년 전통 '아메리카컵 대회' 논란
우승팀이 다음 대회가 열릴 시간과 장소,심지어 경기 규칙까지 모두 정하는 '이상한' 스포츠 대회가 있다. 하지만 이 경기를 구경하기 위해 20만명의 관람객이 몰려들고,전 세계에서 21억명이 TV로 시청한다. 루이비통,프라다,BMW 등 유명 업체들이 이 대회 스폰서를 맡기 위해 혈안이다. 우승 상금도 없지만 참가팀들은 이 대회를 위해 수년간 훈련을 거듭하며 3억~5억달러의 비용을 쓴다.
바로 '아메리카컵 요트' 대회다. 1851년 시작돼 약 3~4년마다 열리는 아메리카컵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국제 스포츠 대전이다. 1회 대회 때 우승했던 요트 이름인 '아메리카호'를 기념해 대회 명칭이 정해졌다. 대회에 출전하는 요트 한 척의 가격만 1억달러를 넘기 때문에 전 세계 부자들의 럭셔리 스포츠 대회로도 불린다.
지난 2월 스페인 발렌시아에서 열린 제33회 아메리카컵도 미국과 스위스 억만장자 사이의 자존심 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미국의 거대 소프트웨어 업체 오라클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래리 엘리슨이 이끄는 'BMW오라클레이싱'이 스위스의 바이오 재벌 에르네스토 베르타렐리의 '알링기'를 제치고 우승컵을 가져갔다. 이로써 미국팀은 1983년 이후 유럽팀에 내줬던 우승컵을 되찾아 오게 됐다.
34회 대회는 3~4년 뒤 열릴 예정이지만 벌써부터 열기가 뜨겁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1일 "다음 대회의 경기 장소,시간 및 규칙 등을 놓고 대회의 공정성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대회 출범 이후 159년 동안 우승팀에 전통적으로 주어졌던 프리미엄이 논란의 핵심이다.
지난달 로마에서 열린 34회 대회 설명회에서 올해 우승팀인 BMW오라클레이싱은 "다음 대회는 모든 팀이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경기를 감독할 독립적인 기구를 출범시키겠다"고 밝혔다. 아메리카컵은 전 대회 우승팀과 예선을 거쳐 올라온 도전자 사이에 벌어지는 결승전이다. 통상 우승팀이 도전팀을 견제하기 위해 자신들에게 유리한 조건을 내걸기 때문에 공정한 경쟁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얘기다.
이 논란은 지난 33회 대회 때 최고조에 이르렀다. 대회에서 맞붙은 두 억만장자 엘리슨과 베르타렐리가 법적 분쟁까지 벌였기 때문이다. 32회 대회에서 우승했던 베르타렐리가 정한 규칙에 엘리슨이 "공정한 경쟁이 아니다"며 반발한 것이다. 원래 베르타렐리가 정했던 33회 대회 장소는 아랍에미리트였지만 엘리슨은 이에 반발,뉴욕 고등법원에 소송을 제기했고,법원은 엘리슨의 손을 들어줬다. 그래서 장소가 스페인으로 변경됐다.
FT는 우승팀의 프리미엄이 계속되는 한 이 같은 논란은 앞으로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BMW오라클레이싱이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도록 대회 규칙을 분명히 정하겠다고 밝혔지만 세부사항에 대해선 전혀 언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BMW오라클레이싱은 올해 12월까지 다음 대회의 요트 디자인,장소,시기를 결정할 계획이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바로 '아메리카컵 요트' 대회다. 1851년 시작돼 약 3~4년마다 열리는 아메리카컵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국제 스포츠 대전이다. 1회 대회 때 우승했던 요트 이름인 '아메리카호'를 기념해 대회 명칭이 정해졌다. 대회에 출전하는 요트 한 척의 가격만 1억달러를 넘기 때문에 전 세계 부자들의 럭셔리 스포츠 대회로도 불린다.
지난 2월 스페인 발렌시아에서 열린 제33회 아메리카컵도 미국과 스위스 억만장자 사이의 자존심 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미국의 거대 소프트웨어 업체 오라클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래리 엘리슨이 이끄는 'BMW오라클레이싱'이 스위스의 바이오 재벌 에르네스토 베르타렐리의 '알링기'를 제치고 우승컵을 가져갔다. 이로써 미국팀은 1983년 이후 유럽팀에 내줬던 우승컵을 되찾아 오게 됐다.
34회 대회는 3~4년 뒤 열릴 예정이지만 벌써부터 열기가 뜨겁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1일 "다음 대회의 경기 장소,시간 및 규칙 등을 놓고 대회의 공정성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대회 출범 이후 159년 동안 우승팀에 전통적으로 주어졌던 프리미엄이 논란의 핵심이다.
지난달 로마에서 열린 34회 대회 설명회에서 올해 우승팀인 BMW오라클레이싱은 "다음 대회는 모든 팀이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경기를 감독할 독립적인 기구를 출범시키겠다"고 밝혔다. 아메리카컵은 전 대회 우승팀과 예선을 거쳐 올라온 도전자 사이에 벌어지는 결승전이다. 통상 우승팀이 도전팀을 견제하기 위해 자신들에게 유리한 조건을 내걸기 때문에 공정한 경쟁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얘기다.
이 논란은 지난 33회 대회 때 최고조에 이르렀다. 대회에서 맞붙은 두 억만장자 엘리슨과 베르타렐리가 법적 분쟁까지 벌였기 때문이다. 32회 대회에서 우승했던 베르타렐리가 정한 규칙에 엘리슨이 "공정한 경쟁이 아니다"며 반발한 것이다. 원래 베르타렐리가 정했던 33회 대회 장소는 아랍에미리트였지만 엘리슨은 이에 반발,뉴욕 고등법원에 소송을 제기했고,법원은 엘리슨의 손을 들어줬다. 그래서 장소가 스페인으로 변경됐다.
FT는 우승팀의 프리미엄이 계속되는 한 이 같은 논란은 앞으로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BMW오라클레이싱이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도록 대회 규칙을 분명히 정하겠다고 밝혔지만 세부사항에 대해선 전혀 언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BMW오라클레이싱은 올해 12월까지 다음 대회의 요트 디자인,장소,시기를 결정할 계획이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