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하지만 예술열정 가득한 청소년, 꽃처럼 키울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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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천에 대안 예술학교 짓는 홍문택 신부
신문과 자장면은 아예 주문도 받아주지 않고,통닭도 3마리 이하로는 배달해 주지 않는 산골.경기도 연천군 전곡읍 양원리의 산기슭에 저소득층 여학생을 위한 대안 예술학교가 내년 3월 문을 연다. 평화방송 · 평화신문 주간(主幹)과 가톨릭출판사 사장,서울 대방동성당 주임사제를 지낸 홍문택 신부(56)가 짓고 있는 '花요일아침예술고등학교'다.
오는 28일 학교 건물 축성식(준공식)을 앞두고 마무리 작업이 한창인 공사 현장을 찾았다. 목장갑으로 사제복에 묻은 먼지를 털며 나타난 홍 신부가 환한 미소와 함께 맞이한다. 원통 모양의 성당과 '나그네의 집'(피정의 집)은 이미 완성됐고,기숙사와 강의실,실습실,식당 등으로 쓸 3개동의 건물도 끝손질만 남겨 두고 있다. 홍 신부는 이 학교의 책임사제다.
"3년 전 사제서품 은경축(銀慶祝 · 25주년)을 맞았을 때 그간의 사제생활을 되돌아보면서 몇 년 전부터 계획했던 일을 시작하기로 마음먹었어요. 예술에 재능과 소질은 있으나 여건이 되지 않아 뜻을 펴지 못하는 청소년들에게 기회를 마련해 주자는 것이죠.그래서 저소득층 가정의 청소년 가운데 미술에 재능이 있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기숙형 무료 대안학교를 세우기로 했죠."
홍 신부는 지난해 9월 대방동성당 주임신부에서 물러나 개교 준비에 매진해왔다. 9년 전 돌아가신 어머니가 남긴 작은 연립주택을 팔고,시집 · 에세이집 등 그간 펴낸 27권의 저서에서 나오는 인세 수입 등 사재를 몽땅 털었다.
땅값이 싼 곳을 수소문해 찾아낸 곳이 지금의 자리다. 산비탈 1100여평에 건물 5개동을 짓고,학교 주변에는 14종의 야생화 4만포기를 심어 학교 이름에 걸맞은 꽃동산으로 꾸몄다.
타고난 손재주와 예술적 감각도 십분 활용했다. 폐자재를 활용해 작은 원두막 같은 정자를 만들었고,버려진 양은 세숫대야는 쓰레기통으로 부활했다. 성당의 강대상도 재활용품이다.
그동안 주말마다 서울의 각 성당을 돌며 후원자도 4600명가량 확보했다. 하지만 매달 학교 운영비 5000여만원을 충당하려면 더 많은 이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한 학년에 10명씩 뽑아 조소,도예,천연염색,유리화,금속공예 등을 가르치면서 꽃처럼 예쁘게 키울 겁니다. 학생이 많지 않으니 가족처럼 살 수 있을 거예요. 졸업 후엔 대학에도 보내고 취업도 시켜야죠.학생들을 가르칠 신부님과 수녀님,과목별 선생님도 모셨는데 학교에 상주하면서 아이들과 함께 지낼 겁니다. "
홍 신부는 다음 달 학력인정 고교 허가를 신청하는 데 이어 9월부터는 학생과 자원봉사자 모집에도 나설 예정.가정 방문을 통해 학생의 생활환경과 공부 의지,예술적 소질 등을 면밀히 따져 선발할 계획이다. 정진석 추기경이 주례를 맡는 28일 축성식에는 의정부교구장 이기헌 주교와 염수정 · 조규만 주교(서울대교구)를 비롯한 사제단이 대거 참석한다. 학교의 미래를 그리는 홍 신부의 얼굴에 희망이 가득하다.
"서로에게 상처받지 않고 누구도 왕따가 되지 않으며 온정과 배려가 가득한 학교,그래서 날마다 꽃처럼 예쁜 꿈을 키우는 공동체를 만들고 싶어요. 그러려면 학교를 짓는 일도 중요하지만 그 안에 마르지 않는 사랑의 우물을 깊게 파야겠지요. " (070)7794-0038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
오는 28일 학교 건물 축성식(준공식)을 앞두고 마무리 작업이 한창인 공사 현장을 찾았다. 목장갑으로 사제복에 묻은 먼지를 털며 나타난 홍 신부가 환한 미소와 함께 맞이한다. 원통 모양의 성당과 '나그네의 집'(피정의 집)은 이미 완성됐고,기숙사와 강의실,실습실,식당 등으로 쓸 3개동의 건물도 끝손질만 남겨 두고 있다. 홍 신부는 이 학교의 책임사제다.
"3년 전 사제서품 은경축(銀慶祝 · 25주년)을 맞았을 때 그간의 사제생활을 되돌아보면서 몇 년 전부터 계획했던 일을 시작하기로 마음먹었어요. 예술에 재능과 소질은 있으나 여건이 되지 않아 뜻을 펴지 못하는 청소년들에게 기회를 마련해 주자는 것이죠.그래서 저소득층 가정의 청소년 가운데 미술에 재능이 있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기숙형 무료 대안학교를 세우기로 했죠."
홍 신부는 지난해 9월 대방동성당 주임신부에서 물러나 개교 준비에 매진해왔다. 9년 전 돌아가신 어머니가 남긴 작은 연립주택을 팔고,시집 · 에세이집 등 그간 펴낸 27권의 저서에서 나오는 인세 수입 등 사재를 몽땅 털었다.
땅값이 싼 곳을 수소문해 찾아낸 곳이 지금의 자리다. 산비탈 1100여평에 건물 5개동을 짓고,학교 주변에는 14종의 야생화 4만포기를 심어 학교 이름에 걸맞은 꽃동산으로 꾸몄다.
타고난 손재주와 예술적 감각도 십분 활용했다. 폐자재를 활용해 작은 원두막 같은 정자를 만들었고,버려진 양은 세숫대야는 쓰레기통으로 부활했다. 성당의 강대상도 재활용품이다.
그동안 주말마다 서울의 각 성당을 돌며 후원자도 4600명가량 확보했다. 하지만 매달 학교 운영비 5000여만원을 충당하려면 더 많은 이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한 학년에 10명씩 뽑아 조소,도예,천연염색,유리화,금속공예 등을 가르치면서 꽃처럼 예쁘게 키울 겁니다. 학생이 많지 않으니 가족처럼 살 수 있을 거예요. 졸업 후엔 대학에도 보내고 취업도 시켜야죠.학생들을 가르칠 신부님과 수녀님,과목별 선생님도 모셨는데 학교에 상주하면서 아이들과 함께 지낼 겁니다. "
홍 신부는 다음 달 학력인정 고교 허가를 신청하는 데 이어 9월부터는 학생과 자원봉사자 모집에도 나설 예정.가정 방문을 통해 학생의 생활환경과 공부 의지,예술적 소질 등을 면밀히 따져 선발할 계획이다. 정진석 추기경이 주례를 맡는 28일 축성식에는 의정부교구장 이기헌 주교와 염수정 · 조규만 주교(서울대교구)를 비롯한 사제단이 대거 참석한다. 학교의 미래를 그리는 홍 신부의 얼굴에 희망이 가득하다.
"서로에게 상처받지 않고 누구도 왕따가 되지 않으며 온정과 배려가 가득한 학교,그래서 날마다 꽃처럼 예쁜 꿈을 키우는 공동체를 만들고 싶어요. 그러려면 학교를 짓는 일도 중요하지만 그 안에 마르지 않는 사랑의 우물을 깊게 파야겠지요. " (070)7794-0038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